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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연이은 단교'에 어떤 영향 받을까

사태 장기화되면 영향 '불투명'
금융시장 다소 불안…해외자본 유출 우려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7-06-07 21:0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아랍권 9개국의 카타르 고립 정책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볼 수 있었던 가운데 최악의 중동 지역 정치 위기라 불릴 정도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바레인·예멘·몰디브·리비아·모리타니 등 8개국이 카타르와의 국교를 단절했으며 요르단도 카타르와의 국교 수준을 격하하기로 결정하는 등 아랍권 9개국이 대대적인 카타르 고립에 나섰다. CNN 등 외신들은 카타르가 이로 인해 받을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는 불확실하다.
카타르와의 외교및 경제 단절을 선언한 걸프국들은 표면적으로 카타르가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테러리스트 단체로 규정한 집단을 지원한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의 '숙적'인 시아파 맹주 이란과 우호 관계를 맺어온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식량 수입·영공 진입 불허…카타르 경제엔 어떤 영향?

카타르는 한 마디로 부자 나라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3위 규모이고 세계경제포럼(WEF) 기준에 따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per capita)은 12만7660달러로 전 세계 18위 수준이다. 국부펀드 규모만도 3000억달러(약 337조원) 규모에 달한다. 
그렇지만 주변 국가들의 잇단 단교 선언에 따른 카타르의 사회경제적 타격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카타르는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식량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따라 카타르 국민들은 벌써부터 '식량 사재기'에 나섰다.  

대부분의 식품 등의 수입원이 미국 등이지 이웃 아랍 국가들이 아닌 까닭에 큰 걱정은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두바이 등을 거쳐서 들어왔기 때문에 이 경로가 막힐 경우 수입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

카타르항공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바레인, UAE 영공 진입이 금지돼 아프리카나 북아메리카행 항공기들은 우회 경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도 문제다. 연료비는 물론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비행시간마저 늘어나게 된다.

오는 2022년 카타르에서 열릴 예정인 월드컵 준비 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타르에 대한 여행제한 조치가 장기화되면 보급품이나 관련 근로자들, 궁극적으로는 축구 팬들의 자유로운 이동도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보통 중동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곧바로 올라가는 국제유가는 큰 변화는 없다.  

영국 리서치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동 담당 연구원 제이슨 투비는 에너지 시장에서의 카타르 단교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투비는 "다른 걸프 국가들이 페르시아만을 관통하는 카타르 유조선들을 차단한다면 카타르의 가스 수송도 방해를 받겠지만 해양 분쟁이 빚어지면 자국 원유 수송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걸프국들이 (카타르 유조선들을 차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다. 엑시트레이더의 그레그 맥케나 수석 전략가는 "카타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약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이라며 "페르시아만 전역에 걸쳐 송유관을 갖고 있어 주변국들에 대한 공급을 차단하는 걸로 보복에 나설수 있다. 면밀히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대(對)이란 적대정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있는 만큼 주변 걸프 국가들의 행보가 더 대담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근 중동 방문에서 나는 급진적 이데올로기에 재정 지원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중동의) 지도자들은 모두 카타르를 지목했다"며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걸프 국가들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였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카타르 고립을 계속해서 주도해 나가면 주변국들은 사우디의 행보에 어떤 식으로든 동참하게 될 것이고, 이 경우 사태는 장기화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카타르에 투자됐던 해외 자본들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를 감안한 듯 금융시장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일 미국 달러화 대비 카타르 리야르화 가치는 2016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사우디나 UAE 은행들이 신용장 발급을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수출입 상황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려했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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