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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유독 강한 美달러…금리격차 확대+부동산 과열

리보-하이보 격차 2008년 4월 이후 최대
트럼프 우려 둔화로 현금 풍부…모기지 경쟁 과열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5-26 14:20 송고 | 2017-05-26 14:40 최종수정
홍콩 빅토리아만에서 보이는 도시 전경© AFP=뉴스1
홍콩 빅토리아만에서 보이는 도시 전경© AFP=뉴스1

홍콩에서 미국 달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미 달러는 올 들어 0.5% 올라 최근 7.79 홍콩달러까지 상승했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상승폭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미 달러가 올 들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홍콩에서 움직임은 특이하다.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5% 가까이 떨어져 5월까지 한 해 기준으로는 2008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게다가 홍콩달러가 미 달러에 페그(고정)된 통화라는 점에서 홍콩에서 미 달러의 급등세는 더욱 눈길을 끈다. 34년 동안 페그제를 유지한 홍콩에서 미 달러는 최저 7.75 최고 7.85 홍콩달러로 묶여 있다. 연간으로 미 달러가 홍콩 달러 대비 0.1% 넘게 움직인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홍콩 외환 시장에서 최근 일어나는 비정상의 직접적 원인은 은행간 단기 금리의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1개월 리보(런던은행간 대출금리)는 2016년 말 0.77%에서 1.02%로 오른 반면 1개월 하이보(홍콩은행간 대출금리)는 0.75%에서 0.35%로 반토막났다. 이에 리보와 하이보 격차는 2008년 4월 말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이러한 금리 격차는 홍콩 달러가 미 달러에 페그됐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홍콩통화청(HKMA)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움직임을 좇아가는데도 시장 금리가 이를 반영하지 않는 것이다.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올린 다음날인 3월 16일 HKMA도 정책금리를 1.25%로 인상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은행간 대출금리는 HKMA를 따라 오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 이후 커졌던 자본유출 우려가 둔화하면서 홍콩 자본시장에 현금이 넘쳐나기 때문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설명했다.
또 다른 요인은 홍콩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경쟁 과열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은행들이 앞다퉈 모기지 상품을 판매해 높은 금리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HKMA에 따르면 지난 3월 주거용 모기지론은 1년 전에 비해 140% 늘어난 3700억 홍콩달러에 달했다. 홍콩 부동산업체 센타라인에 따르면 올해 홍콩의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사상 최고가에 머물러 있다.

중국 본토인들이 위안화 하락을 우려해 홍콩 부동산로 몰려 들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홍콩 달러는 미국 달러에 페그됐다는 점에서 위안화 약세를 헤지하기 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연관성이 높은 홍콩에서 통화 페그는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홍콩 부동산 시장에서 본토인의 영향력부터 본토 금융시장에 대한 익스포저까지 중국은 홍콩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 역시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얼마 되지 않아 홍콩 등급도 즉각 낮췄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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