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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6년째 '기부 0원' vs H&M '호갱'지적에 '0원→5500만원'

지난해 매출·영업익 늘어도 기부엔 인색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7-05-17 07:4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글로벌 SPA '자라'와 'H&M'이 기부에는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라는 6년 째 '0원 기부' 행진을 이어갔고 'H&M'은 지난해 5448만원을 기부하는 데 그쳤다.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으면서도 '돈만 잘 벌면 그만'이라는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라·H&M, 해외선 '우수 CRS기업' 국내선 '자린고비'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자라의 한국법인 자라리테일코리아(회계연도 2016년 2월1일~2017년 1월31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업은 국내 진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기부금을 내지 않았다. 재무제표 손익계산서상 기부금 항목 자체가 없다.

반면 H&M의 한국법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회계연도 2015년 12월1일~2016년 11월30일)은 지난해 5448만원을 기부해 0원 행진을 면했다.
H&M은 2011년엔 2억9915만원을 기부했지만 △2012년 2억1342만원 △2013년 5553만원 △2014년 1265만원으로 해가 갈수록 줄어들더니△2015년엔 0원이 찍혔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기부 항목을 살리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자라(모기업 인디텍스그룹)와 H&M은 세계 1·2위를 달리는 글로벌 SPA 브랜드로 각각 스페인과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기업이라는 명성을 유지하기 본사 차원에선 매년 수백억원을 기부해 국제적으로는 우수 CSR(사회적 책임 기업)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유독 국내에선 처음부터 기부하지 않거나 비판 여론이 일면 그제야 마지못해 조금 내는 수준이다. 이들 기업이 한국에선 브랜드 이미지를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영업활동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짐작된다.

자라와 H&M은 각각 자라홈과 H&M홈·코스(COS) 등 모기업 세컨드 브랜드를 들여오는 등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규모를 앞세운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국내 패션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데 이어 가구·인테리어 시장까지 노리고 나선 것.

자라리테일코리아(왼쪽)와 H&M 한국법인이 지난해 12월 한국판 공식홈페이지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지도를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News1
자라리테일코리아(왼쪽)와 H&M 한국법인이 지난해 12월 한국판 공식홈페이지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지도를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News1

◇인색한 이유? "브랜드 이미지 나빠도 장사 잘 되니까"

업계 관계자들도 SPA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기부에 인색한 건 한국 시장에선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충분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렸을 것으로 봤다.

일례로 자라리테일코리아와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는 지난해 12월 한국판 공식홈페이지 매장 찾기 페이지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지도를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는데 실적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라코리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451억원 260억원으로 전년대비(2905억원‧80억원) 19% 225% 늘었다. H&M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2074억원 135억원으로 전년대비(1569억원‧90억원) 32.2 5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라의 경우엔 이봉진 자라코리아 사장이 '촛불 폄훼' 발언을 해명하려다 '친일파' 이완용의 3·1운동 경고문과 흡사한 내용을 올렸다가 불매 여론까지 일었지만 실질적인 타격은 없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기부를 하지 않아도 소비자와 언론의 관심에서 멀기 때문일 것"이라며 "지적을 받아도 글로벌 본사 정책이라고 둘러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은 해외 진출 시 순조로운 현지화를 위해서라도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펼친다"며 "그러나 글로벌 명품브랜드와 SPA브랜드들은 한국선 유독 높은 콧대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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