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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무엇이든 하겠다"…수위 높이는 유가방어 대책

'6개월' 거론되던 감산연장 9~12개월로 늘려 논의
"일부 OPEC 산유국들 '감산규모 확대'도 협의 중"

(로이터=뉴스1) 이창규 기자 | 2017-05-09 07:44 송고 | 2017-05-09 07:47 최종수정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 / AFP PHOTO / JOE KLAMAR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 / AFP PHOTO / JOE KLAMAR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들이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정책대응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원유시장에 팽배해진 감산 유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는 "무엇이든 하겠다"고 선언했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장관은 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석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5년 평균치로 줄어들 때까지 무엇이든 할 결의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알팔리 장관은 "다른 회원국들과 가진 논의를 기반해 볼 때 감산이 올해 하반기는 물론 그 이후까지도 연장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도 말했다.

블룸버그는 OPEC 관계자들을 인용해 감산 시한 뿐 아니라 감산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관계자들은 감산량 확대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OPEC과 업계 소식통들은 이날 OPEC과 비회원국들이 원유 시장의 재균형을 위해 감산 시한을 9개월 혹은 그 이상 연장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감산시한 연장에 대해서는 중동지역 산유국들이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산시한 연장에 유보적 태도를 보여왔던 러시아도 전향적으로 돌아섰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이날 "글로벌 원유 시장의 재균형을 위한 산유국들의 노력에 지지를 표명한다"며 "현재까지의 노력이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많은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며 "감산 시한 연장이 시장 재균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강력한 의지는 지난주 국제유가가 지난 3월 당시의 폭락세를 재연한 뒤에 표명된 것이다. 지난주 브렌트유는 50달러선이 붕괴돼 지난해 11월말 감산합의 이후의 상승분을 완전히 반납했다.

OPEC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회원국들은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일평균 18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약속했다. OPEC은 그 동안 감산 이행률을 높이는 한 편으로 감산 시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해 거의 완벽한 감산이행 실적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산유량 역시 지난달 들어 약속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운데, 감산협약에서 제외된 리비아의 산유량이 가파르게 증가해 재고감축 노력을 근본적으로 희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OPEC이 감산규모 확대에는 부정적이란 소식까지 전해져 지난주 원유시장에서는 기록적인 투매양상이 펼쳐졌다.

하지만 산유국들이 유가방어 의지를 높여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제유가 반등폭은 제한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1센트, 0.5% 상승한 배럴당 46.43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24센트, 0.5% 오른 배럴당 49.34달러에 장을 마쳤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OPEC이 재고를 줄일 수 있는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말만 무성하게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와인버그 원자재 리서치 대표는 "시장은 OPEC이 감산을 얼마나 잘 준수하고 있고, 감산 이행률은 어느 정도인지를 듣는 데에 지쳐가고 있다"며 "OPEC의 주장들은 많은 재고와 비회원국들의 증산이라는 현실로 인해 상쇄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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