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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형종은 천재? 달라졌으나 달라진 것 없는 타격폼의 비밀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7-04-05 06:00 송고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LG 1회말 공격 1사 만루 상황 이형종의 2타점 적시타를 날린 후 1루 한혁수 코치와 주먹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2017.4.4/뉴스1 © News1 이동원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LG 1회말 공격 1사 만루 상황 이형종의 2타점 적시타를 날린 후 1루 한혁수 코치와 주먹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2017.4.4/뉴스1 © News1 이동원

"천재라니까."

올 시즌 LG 트윈스의 '히트상품'을 예약한 이형종(28)을 두고 팀 선배 박용택(38)이 한 말이다.
이형종이 LG의 초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홈런 공동 1위(3개)에 오르더니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방망이가 뜨겁다.

지난달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개막전에 당당히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형종은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다음 경기에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일 넥센전에서 다시 2타수 1안타(2루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형종은 올 시즌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타격 준비 동작에서 왼쪽 다리를 들어올리는, 이른바 '레그킥'을 시도한 것.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은 새 타격폼에 합격점을 줄 만하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서용빈 타격 코치는 이형종의 레그킥을 묻는 질문에 "본인이 하겠다고 해서 지난 마무리캠프 때부터 변화를 줬다"며 "처음에는 말렸지만, (이)형종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레그킥은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상대 투수의 투구에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는 단점도 뚜렷하다. 서 코치는 "비거리는 확실히 5~10미터 정도 늘어난다"며 "그런데 자기 것으로 만들기 어려운 타격폼"이라고 말했다.

이형종은 잘 알려진대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선수. 타자로서는 이제 겨우 1군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이형종의 타격 성적은 61경기에서 타율 0.282(124타수 35안타) 1홈런 14타점.

본격적으로 타자로 돌아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형종은 레그킥을 통해 장타력을 향상시켰다. 보통 선수라면 쉽지 않을 변화. 서용빈 코치와 박용택은 "이형종은 천재니까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형종에게 직접 물었다. 그에게서는 다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형종은 "그냥 해봤다"며 "사실 아마추어 시절 때 그렇게 쳤었다. 그게 원래 내 타격폼"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에서는 투수도 타격에 임한다.

이어 "처음부터 그렇게 치려고 했는데, 지난해에는 '투수에서 타자로 바꾼 지 얼마 안돼 생각없이 저렇게 친다'는 시선이 있을지도 몰라 무난한 타격폼을 택했다"며 "이제는 내 것을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고 변화 아닌 변화를 시도한 이유를 전했다.

이형종의 타격폼에는 '국민타자' 이승엽의 영향도 있었다. 이승엽 역시 전성기 시절 레그킥을 통해 수많은 홈런을 만들어낸 선수.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LG 4회말 공격 1사 1루 상황 이형종이 중견수 앞 1루타를 날리고 있다. 2017.4.4/뉴스1 © News1 이동원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LG 4회말 공격 1사 1루 상황 이형종이 중견수 앞 1루타를 날리고 있다. 2017.4.4/뉴스1 © News1 이동원

이형종은 "초등학교 때 이승엽 선배님이 내 우상이었다. 그래서 등번호도 어릴 때부터 계속 36번(이승엽의 등번호)이었다"며 "이승엽 선배님은 왼손, 나는 오른손이지만 선배님같은 타자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이형종은 "지금은 이승엽 선배님이 다리를 많이 안 드셔서 약간 서운하기도 하다"며 웃은 뒤 "나도 프로니까 그런 생각은 안하려고 한다"고 어린 시절 우상과는 별개로 '타자 이형종'으로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형종의 타격감은 계속됐다. 4일 삼성전에 6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른 것. 이형종은 올 시즌 타율 0.385(13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docto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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