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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현장 표심-충북] “투표 안할래유" vs "文·安 팽팽"

민주 지지자 "文 적폐청산 적임" vs "안희정, 막판에 뒤집을 것"
안철수에 호감도 ‘여전’…유권자 속내 밝히길 꺼려 표심 안갯속

(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2017-03-22 14:37 송고 | 2017-03-23 09:41 최종수정
22일 오전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5월 대선과 관련 각자 다른 생각을 말했다.  © News1 김용빈 기자
22일 오전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5월 대선과 관련 각자 다른 생각을 말했다.  © News1 김용빈 기자

“투표 안 할래유. 찍을 사람이 있어야 투표를 하지. 농사에 ‘농(農)’자도 꺼내는 사람이 없는데 누구한테 투표해유.”

22일 오전 10년째 마을이장을 맡고 있다는 60대 농민(청주 북이)은 “문재인도 안희정도 (자유)한국당 후보들도 다 싫다. 농민이 ‘핫바지’인 줄 아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역대 대선 때마다 당선자 향방을 가르는 ‘대선 풍향계’로 불렸던 충북 표심은 5·9 대선을 48일 남겨놓고도 갈피를 잡지못하는 모습이었다.

<뉴스1> 취재진이 21~22일 청주 육거리시장 등을  돌아본 결과 충북 민심은 물밑에선 요동치고 있으나 그 흐름을 읽기가 어려웠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기보다는 드러내길 꺼리는 경향도 보였다.
제천지역 택시기사 이모씨(57)는 “경제가 어려우니까 정치 얘기하는 사람이 예전보다 줄었다. 국민들의 상실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며 지지 후보를 말하지 않았다.

‘정치혐오’를 말하는 이들은 대부분 보수 성향으로 보였다.

◇ 민주 문재인-안희정 '각축' 이재명 '추격'  

반면 야당 지지자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충청대망론’ 주인공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두고 고민하는 표심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지 성향에 따라 문 전 대표 ‘안보 프레임’이나 안 지사 ‘선의 발언’을 공격했다.

한국교원대 4학년 장모씨(22·여)는 “이번에는 문재인 아저씨”라며 “적폐 청산의 적임자라 지지한다. 국정농단의 주역인 자유한국당과 손을 잡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40대 여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제점은 불통이었다.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는 문재인”이라며 “안정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안 충남시장에 대해서는 “대연정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실망했다, 차차기에 나오는 게 낫다. 지금은 적폐청산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건축현장에서 미장일을 하는 이모씨(57)는 지지후보를 묻자 “어때 안희정이 뒤집을 것 같냐”고 반문한 뒤 “잘잘못을 떠나 모두를 아울러야지…”라고 꼬집었다.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30년째 생선을 파는 장모씨(58)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이렇게 되고 나서 안희정으로 바뀌었다”면서 “지역을 떠나 그 사람이 정직하고 나라를 잘 이끌 것 같다”고 호감을 표했다.

3일 오후 충북도청 앞 도로에서 진행된 '박근혜 정권퇴진 2차 충북범도민 시국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2.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3일 오후 충북도청 앞 도로에서 진행된 '박근혜 정권퇴진 2차 충북범도민 시국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2.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괴산 칠성면 농민 임모씨(56)도 “정당을 떠나 개인적으로 안희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에 제일 먼저 가겠다고 한 사람의 안보관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며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반면 회사원 김모씨(34·청주)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서민들이 더 어려워지고 국정농단 사태까지 발생했다”며 “토론회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적폐 청산의 적임자 같아 지지한다”고 밝혔다.

◇ 국민의당 안철수 기대감도…극보수층은 '보이콧'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은 떨어지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기대도 만만치 않았다.

육거리시장에서 10년째 약재를 팔고 있는 유모씨(59·여)는 “다 못마땅하지만 안철수가 똑똑하니까 찍을 거다. 그런데 샌님 같아서”라며 “좀 더 카리스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청주시민 김모씨(62)는 “매번 보수 후보를 찍었는데 허탈감이 많다”며 “한국당에 마땅한 인물이 없어 보수 색채를 지니고 4차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안철수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보수를 지지했던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정치 혐오증을 이유로 들며 선거 보이콧을 얘기했다.

육거리시장 채소상인 정모씨(66·여)는 박 전 대통령 밤샘조사를 언급하며 “지금 후보들은 다 아닌 것 같다"라고 했고, 옆에서 방앗간을 하는 정모씨(80)도 ”황교안이 안 나온다니 큰일났다. 지지할 사람이 없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근에서 과자를 파는 한 상인은 "찍을 사람 없어 투표 안한다"며 "안해"라는 말을 세차례나 반복했다.

충북도청 공무원들은 대부분 “이번엔 잘 찍어야 한다” “지역발전에 도움 주는 후보가 먼저” “지방분권을 강조하는 사람에게 한 표”라면서도 지지후보 이름을 대지는 않았다.

(충북 종합=조영석·김정수·김기준·김용언·남궁형진·김용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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