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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5년 사이클 끝났다"…정점론 '3가지' 근거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3-17 11:33 송고 | 2017-03-17 13:53 최종수정
2017.3.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2017.3.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를 유발한다. 수익을 좇는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 자산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5일 금리 인상에도 달러는 되레 떨어졌다. FOMC가 금리를 올렸지만 예상보다 강력한 완화 의지를 드러내며 '점진적' 긴축기조로 달러는 이틀 연속 떨어져 5주만에 최저로 밀렸다.

장기적 관점에서도 지난 5년 동안 이어진 달러 강세 사이클이 끝났을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홍콩 소재 매뉴라이프의 박기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이라는 관점에서 나머지 세계가 미국을 뒤따른다"며 "달러의 빛이 바랠 것"이라고 말했다.
◇ 고평가…실질실효환율 5년·10년 평균 하회

일단 기술적으로 달러는 고평가됐다. 달러가 지난 2012년 이후 이미 상당히 올라 향후 더 오를 여지가 부족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는 지난 2012년 이후 매년 올랐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12.8%, 9.3%씩 상승했고 2016년에도 3.6% 더 올랐다. 특히 2014~2015년 달러 강세기의 경우 미국과 나머지 주요국의 경제 차이가 두드러진 것이 작용했다.

수 년 동안 이어진 달러 랠리로 밸류에이션은 늘어날 대로 늘어났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달러 실질실효환율은 5년과 10년 평균을 모두 웃돈다. 반면, 유로와 엔의 실질실효환율은 5년과 10년 평균을 밑돌고 있어 저평가됐다.
◇ 日·유럽 통화정책 '턴어라운드' 조짐

미국이 나홀로 긴축하며 돋보였던 시대가 끝나고 있는 점도 달러를 끌어 내린다. 유럽과 일본이 초완화정책을 거둬들이며 미국의 긴축을 뒤따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진단하면서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만이 유일하게 성장하는 곳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초완화적 정책을 유지했던 유럽과 일본에서 테이퍼링(점진적 완화 축소)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분석기관 롬바르드는 유럽에서 임금과 근원물가 상승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예상보다 빨리 부양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9월 이전에 정책금리와 (내년의) 자산매입규모를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친 유럽연합(EU) 진영이 승리하면서 유럽의 극우화 우려가 둔화로 유로가 오르며 달러를 내리기도 했다.

미국의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AFP=뉴스1
미국의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AFP=뉴스1

일본은행 역시 초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긴축 신호탄을 쏘아올릴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즈는 일본은행이 앞으로 18개월 동안 10년물 국채 목표수익률을 현행 0%에서 최대 0.6%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이 상향된 것은 일본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제 경제 전망이 좋아지고 유가가 안정세를 나타내는 것도 통화 정책 전망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

◇ 트럼프 변수…단기 약세 장기 강세 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를 끌어내리려는 의지도 강력하다. 블룸버그는 FOMC의 금리 인상에도 달러/엔이 떨어지는 배경으로 '디트로이트 풋''(Detroit Put)을 주목했다. 풋옵션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디트로이트로 대표되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지키기 위한 조치로 달러를 내리고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가 글로벌 차업계에서 일본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려면 엔화 강세, 달러 약세로 일본의 수출경쟁력을 낮춰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는 달러를 끌어올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세금 정책, 특히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송환세를 일시로 줄이기만 해도 달러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미국 기업들이 해외 수익을 본토로 가져오면 경제 전망과 무관하게 막대한 자본 유입으로 달러가 오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세금개혁안을 8월 내놓을 계획이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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