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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vs 3당, '대선일 개헌 국민투표' 합의 놓고 날선 공방

민주 "국민 안중없는 정략적 졸속 합의"
3당 "민주-文, 역사에 개헌 반대자로 낙인"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17-03-16 15:14 송고 | 2017-03-16 16:08 최종수정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3.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3.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15일 오는 5월9일 대통령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를 함께 하기로 합의한 것을 놓고, 합의에서 빠진 더불어민주당과 이들 3당이 16일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민주당은 이날 3당의 합의를 "국민은 안중에 없는 정략적 졸속합의"라고 맹공을 퍼부었고,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박근혜식 패권정치의 종착역이 탄핵이었다"라며 민주당 지도부와 문재인 후보를 동시에 압박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잇따라 출연, "(3당 합의 과정에) 초대를 못 받았다. 원내 최다수당을 빼고 개헌을 하겠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 개헌을 하려면 20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동의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167석밖에 안 되는 3당이 저를 제외하고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냐"며 "개헌 내용이 안 나왔는데 통과시키자고 먼저 못 박는 합의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우 원내대표는 "3당 대표들이 모여 민주당을 반(反)개헌파, 문재인 후보를 반개헌론자라는 식으로 몰아붙였다"면서 "개헌이 통과되려면 200석 이상의 의원이 동의해야 하는데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려고 하는 태도가 아니라 유력한 대선후보를 비판하고 공격하는 목적밖에 보이지 않는다. 너무 정략적이며 대선용이다. 개헌에 관심있는 국회의원들끼리 '자기들만의 리그'를 벌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저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반대한다고 들었다. 그러면 그 당의 의원 절반이 반대할 수밖에 없고, 발의요건인 150석이 안 될 수 있다"며 "우리 당에서 개헌을 주장하시는 분들도 3당이 발의에 성공하는지 여부를 좀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탄핵을 반대하고 있는 한국당 분들과 연합해 개헌 논의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최근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방안을 사실상의 당론으로 정한 점을 거론, "제1당 국회의원들이 모여 당론을 정한 것을 못 믿겠다고 하면 뭘 믿으신다는 것이냐"며 "당론을 정한 민주당 전체를 모독한 것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투표하는 것에 대해 협약서라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공정거래법도 200명이 넘는 의원이 찬성해도 본회의 상정조차 못 시키고 있는 게 현 국회의 상황인데, 대선날 개헌은 국회 개헌특위 논의도 무시하면서 부랴부랴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 셈법 때문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냐"이라면서 "국민은 안중에 없는 정략적 졸속 합의"라고 날을 세웠다.
왼쪽부터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7.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왼쪽부터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7.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에 맞서 '대선일 개헌안 국민투표'를 합의했던 3당은 민주당과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후보를 압박하는 데 주력했다. 대선 전에 개헌안을 처리할 수 있을지 실현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일단 이슈 제기로 '개헌 대 비(非) 개헌'의 구도를 만들어 현재 굳어져 가는 대선 판세를 흔들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문 후보는 개헌 논의에 대해 의회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개헌을 대선과 연계한다면 소위 친문(친문재인)세력과 반문(반문재인) 세력의 대결로 선거구도가 갈 수도 있다. 그럴 때 반문세력 쪽에서 개헌에 많은 찬성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친문세력과 반문세력, 또는 개헌을 추진하는 세력과 개헌을 저지하려는 오히려 제가 볼 때는 수구세력과의 대립의 형태이기 때문에 이 연대를 어떻게 끌어가느냐는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관전포인트"라면서 "이르면 이번 일요일까지 3당 단일안을 만들어서 다음 주에는 각 당의 추인을 받겠다"고 말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당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개헌을 제안했고 민주당도 동의했었다. 그런데 민주당은 문 후보가 반대한다고 해서 비겁한 침묵과 반대로 미뤄오고 있다"며 "이제 민주당 지도부까지 나서 민주당 내부에서 개헌 찬성하는 의원들에 대해 내부단속에 나서니 탈당까지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문 후보는 2012년 대선경선에서 원포인트 개헌을 공약했지만 지금은 개헌을 반대한다. 박 전 대통령의 4년 동안 공약을 안 지킨다고 비난해온 문 후보 역시 국민과의 약속인 개헌 공약을 스스로 어기고 있다"면서 "문 후보를 보면 2002년 이회창이 생각난다. 대세론에 안주하다 노무현에게 패배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문 후보는 박근혜식 패권정치의 종착역이 탄핵이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회의에서 "이번 탄핵은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총체적 탄핵이었다"고 전제한 뒤 "이제 개헌을 통해 무너진 시스템을 즉각 정비해야 한다"며 "문 후보는 개헌노력과 합의에 대해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대단히 유감스럽고 실망스러운 발언이다. 역사에 개헌·개혁의 반대자로 낙인찍히지 말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주 권한대행은 "민주당내 양심적인 개헌 세력에게 호소한다. 무엇이 두려운가. 더는 친문패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오직 나라와 국민이 잘 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보시고 결심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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