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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묘소 방명록 보니…"따님 지켜달라" "촛불 승리"

방명록으로 본 방문객수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이승만 순

(서울=뉴스1) 고동명 기자 | 2017-03-16 10:57 송고 | 2017-03-16 14:55 최종수정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소 © News1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소 © News1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지 5일째인 15일 네명의 전직 대통령이 잠든 국립서울현충원은 아직 쌀쌀한 기운이 있긴 했지만 따스한 봄 햇살이 애국지사들의 묘비를 내리쬐고 있었다. 평일 오전인데도 산책하는 시민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방명록에는 각 대통령 지지자의 성향이나 탄핵 정국을 반영한 글들이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 방명록에는 "따님을 지켜주소서"라는 글이 보인다. 12일에도 "따님에게 새로운 기운을 넣어주십시오" 등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글들이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방명록에는 "최근 시국을 지켜주십시오" "이 나라를 지켜주십시오" 등의 호소와 탄핵이 선고된 3월10일에는 한 시민이 "촛불 승리"라고 썼다.

이승만 전 대통령 방명록에는 "현충원 찾은날, 왜 서글퍼지나요. 누구는 왜 팽목항을 향해 달려가는지" "각하 영부인님 도와주십시오. 박근혜 대통령님 우리는 승리합니다 힘내세요" 등의 글이 보였다.
가장 최근에 이곳에 묻힌 김영삼 전 대통령 방명록은 "명복을 빕니다" 등 고인을 애도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현충원은 각 대통령 묘역 참배객을 공식적으로 집계하지는 않는다. 다만 방명록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지난 2일부터 15일 오전까지 김대중 전 대통령은 249개, 김영삼 전 대통령은 219개 이승만 전 대통령은 133개의 글이 방명록에 쓰여 있었다.

다른 대통령들의 방명록은 3월2일부터 기록이 남아 있는데 박 전 대통령 방명록은 전날과 당일 쓴 글뿐이다. 

현충원은 방명록이 다 차면 수거해 보관하고 새 종이를 넣는다. 박 전 대통령의 3월 방명록은 이미 글들로 다 차서 교체했다. 박 전 대통령 참배객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현충원은 수거한 지난 2~14일 박 전 대통령 방명록에는 916개의 글이 쓰여있다고 전했다.

현충원 관계자는 "탄핵 전후로 대통령 묘역 참배객수에 큰 변화는 없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이전부터 참배객이 가장 많이 찾았던 곳이어서 탄핵 영향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방명록© News1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방명록© News1


12일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 기록된 내용들. '대통령님 따님 우리 박근혜 대통령 좀 보살펴 주세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독자 제공)2017.3.12/뉴스1
12일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 기록된 내용들. '대통령님 따님 우리 박근혜 대통령 좀 보살펴 주세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독자 제공)2017.3.12/뉴스1

1965년 3월20일 국군묘지에서 국립묘지로 승격된 이곳은 같은 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하와이에서 서거한 뒤 7월27일 이곳에 안장됐다. 이 전 대통령 옆에는 1992년 3월18일 숨진 영부인 프란체스카 도너 리 여사가 묻혔다.

1974년 8월15일 암살된 육영수 여사가 현충원에 안장됐고 5년 뒤인 1979년 10월26일 시해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뒤따라 안장됐다.

2009년 8월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15년 11월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소도 현충원에 자리하고 있다.

생전 독재와 민주화 등 정치적 이념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던 이들이 죽어서는 한 장소에 묻혔다.

평소 현충원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다는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내외 묘소는 지난 10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지 얼마 안 돼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마음도 예전 같지는 않은 듯했다.

박 전 대통령 묘소 앞에는 아들 박지만씨 가족의 꽃바구니가 놓여 있고 한쪽에는 박사모가 보낸 화분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직무정지 도중 이곳을 찾아 성묘했다. 그는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이곳에 묻히지 못한다.


k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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