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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인용] "아직 끝나지 않아…분열치유·적폐청산 해야"

"국민 염원 반영된 결과" vs "대한민국의 비극"
"헌법 판단 승복 민주주의 척도…대선도 중요"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이후민 기자, 정혜아 기자 | 2017-03-10 13:19 송고 | 2017-03-10 14:10 최종수정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네거리에서 모인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7.3.10/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로 정국은 또다시 중대 변곡점을 맞았다. 헌재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반으로 분열됐던 국론이 다시 치유될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다.

상당수의 시민들은 민주주의 국가의 존립근거가 되는 헌법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린만큼 이제는 이에 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향후 남은 수사와 적폐청산, 대선국면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헌재 판결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10일 서울 서초구에서 작은 소매점을 운영하는 박주경씨(32)는 헌재 판결 이후 앞으로의 사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씨는 "그동안 워낙 잘못된 것이 많았다"며 "이번 헌재 결정을 바탕으로 (나라의) 기본을 세워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만난 최성현씨(48) 역시 "국민의 염원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며 "탄핵 반대 입장도 많았지만 많은 시민들은 촛불을 들어 탄핵을 소망했고 헌재가 이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헌재 판결을 앞두고 반으로 나뉜 국론을 이제는 치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여전히 헌재의 판결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송모씨(57·여)는 "지금 상황이 북한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이렇게 여론에 떠밀려 한 나라의 대통령을 탄핵해도 되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이제까지 해왔던 모든 일을 송두리채 부인 당했으며 대한민국의 비극이다. 판결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 고속터미널 대합실에서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70대 남성은 탄핵 심판이 내려진 직후 격앙된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탄핵 반대하라고 써라"라며 역정을 낸 후 자리를 떠났다.

반면 서울역에서 만난 김모씨(64·여)는 "민주주의는 어느 하루에 완성되지 않는다. 외국의 경우 400~500년 가까이 민주주의가 축적되어 왔지 않는가"라며 "우리나라도 그 과정에서 있으며 이번 헌재 판결에 얼마나 승복하는지가 우리 민주주의 성숙도를 판가름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신동열씨(43) 역시 "탄핵 인용이 되어도 법에서 정한 만큼 승복해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 공동체에서 법이 얼마나 중요한가. 나도 탄핵 반대 입장이지만 헌법에 불복해선 안된다"라고 밝혔다.

1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생중계로 진행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공판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은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2017.3.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됐던 탄핵 선고가 내려진 이후 이제 앞으로의 과제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시민들이 상당했다.

서울 성동구 거주하는 임모씨(29·여)는 "결과 나오자마자 주변에 치맥이라도 하자고 문자메시지를 열심히 돌렸다"며 "앞으로 남은 건 검찰 수사와 대선인데 아직 다 끝난 게 아니니 끝까지 국민들이 함께 감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당수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주문했지만 탄핵이 된만큼 수사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시민도 있었다. 김태희씨(21)는 "우선 박근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이미 드러난 범죄사실이 엄청나지만 더 있을 거라고 본다. 필요하다면 구속 수사까지도 해야하고 조사 후에는 철저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60대 남성은 "헌재 결정은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결국 옳은 방향으로 풀어간 것"이라면서도 "박근혜 대통령 수사는 아직 말을 하기엔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탄핵 이후 이제 대선 국면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인 요구는 더욱 구체적이면서도 강한 모습이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춘영씨는 "지금 우리나라는 동맥경화 상태다. 일본과 중국은 저만치 나가는데 우리는 정체 상태이고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기가 죽어있다"며 "다음 대선이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이를 극복할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역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최보영씨(28·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을 정말 잘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탄핵 이후 정치권이 나라를 안정시키며 대선 국면을 잘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주변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관 만장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은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2017.3.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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