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새벽공방, '카드캡터체리'로 소환된 감성 소녀들(인터뷰①)

(서울=뉴스1스타) 김나희 기자 | 2017-03-11 08:00 송고
어떤 음악을 듣다 보면 한 번쯤 만나보고 싶은 뮤지션이 생기곤 한다. 여성 듀오 새벽공방(여운, 희연)도 그랬다. 맑고 청아해서 새벽에 문득 듣고 싶어지는 목소리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무서운 신예들. 그야말로 음악 보석함에 숨겨 놓고 나만 알고 싶었던 이들이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새벽공방은 피아노의 여운과 기타 및 보컬을 맡고 있는 희연으로 구성됐다. 93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기타와 피아노를 치며 담백한 목소리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4월에 결성해 7월에 '네이버뮤직 뮤지션리그'에 입성했으며, 2016년 인디 부문 연간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새벽공방의 이러한 활약은 현 소속사인 코리안룰렛과의 전속계약으로까지 이어져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카드캡터체리'를 자신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많은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새벽공방. 가요계 안팎의 인정을 받으며 더욱 활발한 활동을 약속한 이들을 뉴스1스타가 직접 만나봤다.

새벽공방이 뉴스1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News1star / 코리안룰렛
새벽공방이 뉴스1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News1star / 코리안룰렛


한편 코리안룰렛은 브랜뉴뮤직의 히트 프로듀서이자 그룹 팬텀의 리더인 키겐(본명 이기원)이 대표로 있는 브랜뉴뮤직의 독립 레이블이다. 
이하 새벽공방과의 일문일답.

Q. 만나서 반갑다. 우선 팀 소개 부탁드린다.

"저희는 새벽의 감성을 닮은 음악을 만드는 새벽공방이다."(여운·희연) 

Q. 팀 이름이 어째서 새벽공방인가?

"'새벽'은 저희가 새벽에 주로 곡을 쓰고 음악 색깔이 그 시간의 감성과 닮아 있어서 그렇게 지었다. 솔직하거나 잔잔한 저희 음악의 감성이 새벽에 어울리는 것 같다. '공방'은 저희가 회사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작사·작곡·편곡은 물론, 포스터, 앨범 재킷 등도 마치 공방에서 작업하듯 직접 제작했기에 가져오게 됐다."

Q. 멤버 소개도 부탁한다. 모두 음악을 전공했는지?

"저희 멤버가 총 두 명이지만 리더가 있다. 제가 리더 황여운이다. 피아노를 치고 곡을 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께 클래식 피아노 배웠다. 그러다가 어느 날 중·고등학교 때 밴드부에 들어가게 되면서 실용음악학과에 입학, 재즈피아노를 전공하게 됐다. 휴학을 하면서 처음 곡을 쓰기 시작했고 인디 음악계에 발을 들였다. 그때가 22세였다. 지금은 25세다.(웃음)"

"전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하고 곡을 쓰는 조희연이다. 강원도 원주시에서 나고 자랐으며 음악을 하기 위해 서울로 왔다. 전공은 중국어지만 20세부터 음악을 했다. 저도 지금은 25세다.(웃음)" 

Q. 어떻게 만나서 팀까지 결성하게 됐나?

"제가 휴학하고 곡을 쓰면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퀄리티가 떨어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유희열 선배님처럼 객원 보컬을 써서 싱글 앨범을 세 장 정도 냈다. 세 번째 앨범에서 기타랑 잘 어울리는 보컬을 추천받았고,그 친구가 바로 희연이다. 특히 제 싱글을 낸 후에는 희연이가 자기 싱글에 피아노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서로 품앗이를 했다. 그러다 같이 공연도 하고 그래서 제가 '팀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희연이가 처음엔 거절하더라. 이후 다시 이야기하다 작년 4월부터 함께하게 됐다."(여운)

"여운이가 팀을 제안하면서 '원래 팀은 깨지라고 있는 거야'라고 하길래 고민이 됐다. 부담을 느끼지 말라고 해준 말인데 그때의 전 '어차피 할 거면 평생 해야지'라는 생각에 처음의 제안을 거절했었다. 하지만 고민을 많이 해보니 함께하는 게 좋을 것 같았고 결국 생각을 바꿨다."(희연)

Q. 활동을 하면서 서로 잘 맞는 점은 무엇일까?

"전 어떤 일이든 빨리빨리 해야 한다. 뭔가 내용이 나오면 그대로 실행하는 편이다. 그 점을 희연이가 좀 힘들어한다. 대신 희연이는 엄청 꼼꼼하다. 팀을 결성한 후 그 점이 많이 도움이 됐다. 빨리하면 할수록 놓치는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코리안룰렛과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도 전 계약서를 읽고 바로 '좋네'라고 했는데 희연이는 3일 정도 공부를 해와서 계약 내용을 조율했다. 희연이랑 같이 있으면 이렇게 놓치지 않는 점이 있어서 좋다."(여운) 

"솔직히 팀 결성을 고민할 때 그 점이 가장 문제였다. 여운이는 빠르고 전 느려서 제가 못 따라갈까 봐 걱정이 됐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니 옆에 있는 사람이 재촉하면 제가 더 빨리할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더라. 결과적으로 잘 된 것 같다."(희연)

새벽공방이 팀에 대해 설명했다. © News1star / 코리안룰렛
새벽공방이 팀에 대해 설명했다. © News1star / 코리안룰렛


Q. 지난해 '네이버뮤직 뮤지션리그'에서 인디 부문 연간 1위를 차지했다.

"처음엔 저희를 홍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참여하게 됐다. 월간 톱 순위에 오르면 30만 원까지 지원금도 주더라. 그 돈으로 스튜디오 녹음을 이용한 적도 있다. 작년 7~8월에 시작했고 12월까지 열심히 했다. 커버곡은 7개 정도 올렸으며 그게 성적이 좋아서 연간 순위에서도 1위를 했다. 사실 '카드캡터체리' 커버도 그때 한 거다. 당시 처음으로 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 순위에도 올라봤다."(여운) 

Q. 최근 발매한 '카드캡터체리'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떻게 선곡하게 됐나?

"저희가 뮤지션리그나 공연을 위해 커버곡을 준비할 때 항상 생각하는 게 '대중의 입장에서 들었을 때 어떤 노래가 반응이 좋을까?'다. 그중에서도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OST가 반응이 좋더라. 특히 '카드캡터체리'는 저희의 추억이 깃든 것은 물론, 노래도 좋고 편곡도 저희 스타일과 어울려서 선택하게 됐다. 저희는 그런 입장에서 선곡한 건데 많은 분들이 애니메이션 OST 리메이크를 색다르게 여겨주시더라."(여운) 

Q. 원곡을 편곡을 할 때 집중한 부분은 무엇인가?

"저희가 사용하는 악기가 두 개다. 웬만하면 그 외의 악기는 잘 안 넣고 싶다. 그런데 원곡은 엄청 화려하다. 그 부분을 코러스로 채우고 악기는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피아노 라인이나 기타 라인도 어쿠스틱한 느낌이 강하게 만들었다. 가사 자체도 짝사랑하는 내용이라 노래할 때 감정을 아련하면서도 슬픈 느낌으로 잡았다."

Q. 원작자 방용석 작곡가의 허락은 어떻게 받았는가?

"저희 둘이 직접 찾아갔다. 전화를 받으시고는 '네어버뮤직 뮤지션리그'에 저희가 올렸던 영상을 찾아보셨더라. 처음엔 혹시라도 허락을 안 해주시면 다른 애니메이션 OST를 찾아볼까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애니메이션 OST를 방용석 작곡가님께서 대부분 다 하셨더라. 허락을 안 해주시면 큰일 난다는 생각에 긴장하면서 갔는데 감사하게도 흔쾌히 받아주셨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곡들로 해보고 싶다. 방용석 작곡가님께서 애니메이션 중간에 들어간 테마곡이나 엔딩곡도 들려주셨는데 좋은 노래들이 정말 많았다."(희연)

Q. 커버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이유가 있을까?

"유명한 곡의 리메이크를 듣다 보면 저희의 자작곡도 찾아주실 거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대중적인 노래로 먼저 친근함을 쌓고 싶었다."(여운)

새벽공방이 '카드캡터체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코리안룰렛
새벽공방이 '카드캡터체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코리안룰렛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애니메이션 OST 커버송은 차별화된 전략이었던 것 같다. 계속 이어갈 생각이 있는지?

"'카드캡터체리'를 내고 나서 '다른 OST도 불러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일단은 자작곡을 발매할 생각이다. 하지만 저희에게 보내주신 많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새로운 OST들도 도전해보고 싶다. 앨범 발매까지 이어지진 않더라도 '네이버뮤직 뮤지션리그'에서 보여드리고 싶다. 현재까지 제일 추천을 많이 받았던 애니메이션 OST는 '달빛천사'의 주제가다. 노래가 서정적이고 좋다. 현재로선 다음 커버송으로 가장 유력하다."(희연) 

Q. 직접 작사·작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음악을 쓸 때 어떤 점에 주력하는지? 

"저희가 지금까지 쓴 걸 다시 돌아보니 그 나이대에 직접 경험했던 내용을 사용했더라.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장르는 크게 변할 것 같진 않다. 사운드 자체는 포크와 재즈가 적절히 섞인 걸 좋아한다. 그런 느낌의 음률에 앞으로도 저희가 살아가면서 겪은 내용들을 가사로 쓸 것 같다."(희연)
 
Q. 곡을 쓸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을까?

"전 가사다. 저희가 지금 느낀 걸 쓴다고 하지 않았나. 지금 느끼고 있는 걸 당장 쓰는 게 반, 예전에 느꼈던 걸 상상하면서 쓰는 게 반이다. 하지만 가끔은 진짜 상상만으로 쓴 곡도 있다. 그 상황을 생각했을 때 그려지는 화면이 있지 않느냐. 날씨나 기분이나 냄새 같은 그런 걸 가사에 많이 넣는다. 직접 말하는 것보다 소설처럼 써진다. 전 가사를 이미지화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그걸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 자기 상황에 대입해서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여운)

"저도 가사다. 대신 너무 직설적인 건 싫어서 함축적으로 쓰려고 한다. 그래서 예쁜 단어를 공부하고 있다."(희연)

Q. 앞으로 써보고 싶은 곡이 있을까.

"옛날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보다는 모든 사람과의 이별, 부모님과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곡을 쓴 적이 있다. 아직은 그렇게 심각한 이별을 해본 적이 없다. 나중에 정말 슬픈 이별을 경험해 본 다음에 곡을 써보고 싶다."(희연)

Q. 자신들의 자작곡들 중 봄에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우산 속 우리'다. 가사도 저희 곡들 중 제일 풋풋한 사랑 이야기다. 그래서 봄에 어울릴 것 같다. 봄에는 새로운 연애를 많이 하니까?(웃음) 봄비 내릴 때 들으면 좋을 것 같다."(희연) 

새벽공방이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밝혔다. © News1star / 코리안룰렛
새벽공방이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밝혔다. © News1star / 코리안룰렛


Q. 사실 제이레빗, 볼빨간사춘기 등 이미 여성 듀오가 가요계에 많이 나와있는 상황이다. 새벽공방만의 매력이 있다면?

"저희는 약간 담백하다.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 자신이 있다. 그러면 어느 순간 '얘네만의 색깔이 있네'라고 생각해주실 것 같다. 그리고 여성 듀오는 많아도 다들 각자의 톤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구별이 되지 않을까.'(여운)

Q. 요즘 인디, 메이저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데 본인들이 지향하는 위치는?

"중간이고 싶다. 극적인 인디 음악은 대중보다는 본인들이 만족하는 음악이 많다. 전 너무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대중의 귀만 만족시키고 싶지도 않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대중의 귀도 만족시키고 싶다."(여운)

"저희가 음악적으로 만족하는 부분에서 대중이 좋아해 주는 것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음악을 방에서 혼자 들을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들어주는 쪽이 더 감동을 받는다. 사람들에게 아무 의미 없는 노래보다는 '내 얘길 하는데?'라고 생각해주길 원한다. 솔직히 저 혼자서는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 그렇다고 대중의 마음에 들려고만 하지도 않을 거다."(희연)

Q. 앞으로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을까?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이하 라스)다. 사실 저희 최초이자 최종 목표가 '라스' 출연이다. 팀을 결성했을 때부터의 목표다."(여운)

"원래 저희가 수다 떨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라스'에 나오면 그 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뜻인 것 같아서 나가보고 싶다. 40세가 되기 전에 출연하고 싶다.(웃음)"(희연)

Q. 아직 2월이다. 올해 목표가 무엇인지?

"올해는 '카드캡터체리'로 시작했으니까 지금부터는 자작곡을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 새로운 싱글을 오는 4월 초에 낼 생각이다. 꾸준히 음원을 발표해서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희연)

"작년에는 이것저것 공연을 많이 했는데 최근에는 거의 못했다. 현재 (공연이) 많이 목말라 있다. 공연을 꼭 해보고 싶고, 올해나 내년에 싱글이 아닌 EP를 발매하고 싶다."(여운)

Q. 사람들이 새벽공방을 어떻게 기억해주길 원하나?

"이름처럼 새벽만 되면 떠올릴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새벽 감성에 젖어있을 때 자연스럽게 검색할 수 있는 그런 아티스트 말이다."(희연) 
  
"아직은 저희를 찾아듣는 사람이 잘 없다. 10년쯤 뒤에는 찾아서 듣게 되는 뮤지션이 됐으면 좋겠다."(여운)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저희 음악을 사랑해주시고 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 그 마음 변치 말고 꾸준히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저희도 꾸준히 자작곡들을 발표하겠다. 잊을만하면 발표하겠다.(웃음)"(여운) 

"'공연을 보고 싶다'는 분들의 메시지가 종종 보인다. 앞으로 계속 열심히 해서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실제로 만나서 (저희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라이브 연습을 열심히 하겠다."(희연)


nahee126@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