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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와 호남…"될 사람 찍는 '전략적 선택' 씁쓸…없게 할것"

[대선주자 인터뷰] "호남, 들러리넘어 당당한 주체돼야"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17-02-21 08:00 송고
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2.20/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2.20/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호남의 대표 대권주자를 자처하는 천정배 전 공동대표는 사표(死票)를 만들지 않겠단 심리가 강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이른바 '호남의 전략적 선택'에 대해 "사실 씁쓸하다"고 털어놨다.

야권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4번 치러진 대선에서 호남에서 1등을 해야 최종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유력 대권주자들이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若無湖南 是無國家)'고 구애해온 곳이 호남이다. 그러나 천 전 대표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호남의 힘'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천 전 대표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한편으로는 매우 자랑스러운 것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호남 정치의 주체성을 잃고,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나 세력이 아닌 '될 만한 후보'를 찍은 결과였다"고 밝혔다.

될만한 후보만을 어쩔수 없이 찍어야 하는 상황을 대변하는 자조적인 투표 성향이기도 했다는 풀이다.

천 전 대표는 당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지지율이 높은 것과 관련, "탄핵 가결 뒤 대선까진 3개월도 안 남았으나 그 시기 한국정치에서 여러 번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여론조사가 최종적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고 우선 낙관론을 폈다.
그러나 그는 "될 만한 후보를 찍는 건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라며 "그런 식의 전략적 투표를 또 일어나게 하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졌다.

천 전 대표가 안타까워하는 배경엔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결국 호남을 '들러리'로 전락시켰다는 문제의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제는 들러리 노릇을 버리고 호남이 당당한 주체, 대한민국 개혁정치에 기여해온 정치적 상수(常數)로서 제대로 결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굉장히 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호남은 '전략적 선택'과 '주체적 결단'이 갈등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게 천 전 대표의 진단이다.  

천 전 대표는 "그런 점에서 저나 호남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호남이 '될 사람 밀어주자'는 식으로 들러리를 섰다 피눈물을 흘릴 가능성이 있을까 걱정"이라고 지난 대선에서 호남이 문 전 대표에게 '몰표'를 준 것을 상기시키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영남 출신 문 전 대표가 최근 연신 '탕평인사'를 언급하며 호남총리론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했다.

천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권력은 내가 잡고 내 세력이 패권을 지킬테니 너희는 나를 잘 도와 들러리서라'는 이야기"라며 "그런 자세를 고쳐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에서 호남은 민주주의와 개혁, 인권의 심장이었지만 바람직하지 못한 지역차별 구도로 피폐한 지역이 됐다"며 "지역균형발전의 확고한 의지를 가진 정권과 정치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역사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포스트 김대중'이 없다. 이를 위해 호남 주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자신을 내세웠다.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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