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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랠리'의 변신…中·신흥 증시, 뉴욕시장 '추월'

올해 들어 中 주가 11% > 신흥국 6% > 美 4%↑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7-02-16 08:32 송고 | 2017-02-16 10:07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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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신흥국 주식과 채권이 선진국 시장의 실적을 능가하는 랠리를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중국 증시의 빠른 보폭이 눈에 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자본출혈’을 지속하던 신흥국 시장에 다시 해외 투자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 최근 재개된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지난해와는 뚜렷하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중이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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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MSCI신흥국지수는 6% 정도 올랐다. 특히 홍콩과 뉴욕 등 역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를 추적하는 MSCI중국지수는 올해들어 10%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4%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신흥국 시장을 이탈했던 자금들이 되돌아 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일주일 동안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가 신흥국 증시로 순유입됐다. 신흥국 채권 시장에는 25억달러(약 2조9000억원)이 몰려 들어갔다. 이에 힘입어 미국 국채와 비교한 신흥국 채권 수익률의 프리미엄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대선 기간과 그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금감면과 인프라 지출확대 등을 통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공약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금리 인상 등 긴축적 통화정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국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금이탈 현상이 발생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그 주에만 신흥국 시장에서는 50억달러(약 5조7100억원)정도가 빠져나갔다. 미국만 차별적으로 누렸던 트럼프 랠리의 제1국면이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보호무역주의와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 트럼프 정책의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은 기대감을 거둬들였다. 공격적인 재정부양책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면서 시장의 금리인상 전망이 달러화 가치와 함께 떨어졌다. 트럼프 랠리를 되돌리는 국면이 전개된 것이다. 덕분에 이머징 마켓에는 숨쉴 틈이 생겨났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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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중국 증시 아웃퍼폼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MSCI중국지수 ETF(상장지수펀드)는 지난해 10월 초 고점을 찍었다가 이후 트럼프에 대한 우려감에 하락세를 지속했다. 대선 기간 트럼프는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며 위협했다. 게다가 대선 이후 트럼프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미국 금리가 뛰면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는 강력한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그간의 낙폭을 꾸준히 회복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도 지지받고 있다. 새해 이후 달러 대비 역내 위안화 가치는 1.1%, 역외 위안화 가치는 1.9% 올랐다.

게다가 최근 들어 투자자들은 중국의 튼튼한 기업 실적, 안정적인 경제 지표에 주목하면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걱정을 덜어내는 모습이다.

지난 2년 동안 감소했던 홍콩 항셍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이익증가율이 7.84%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내년에도 비슷한 증가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제 지표가 최근 들어 더욱 개선된 점도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요소이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약 3년 만에, 생산자 물가는 5년 반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공업 과잉설비를 감축하려는 공급 측면 구조개혁이 효력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한다.    

지난해의 조정은 새해에 약이 되고 있다. 중국 증시는 비교적 저렴하다. MSCI중국은 2017년 예상 수익 대비 주가수익률(PER)이 12.5배에 불과하다. 반면 S&P500은 17.8배에 거래되고 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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