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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등장한 단골손님 '북풍'의 역사…이번에도 불까

13대 대선부터 꾸준히 등장…효과는 갈수록 ↓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2017-02-15 17:29 송고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소식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소식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지난 13일 북한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인해 역대 북풍이 대통령 선거에 미친 영향이 재조명 받고 있다.

북한이 12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데 이어 다음날인 김정남 피살 사건이 발생하자 '탄핵정국'을 이어가던 정치권이 순식간에 안보위기론에 휩싸이면서 '북풍'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대선을 앞두고 북풍은 항상 빠지지 않는 단골 손님처럼 등장했다. 특히 그동안 북풍은 '안보'에 민감한 보수층의 결집을 가져오며 보수 후보 당선에 일정부분 혜택을 줬다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하지만 역대 북풍 효과가 갈 수록 떨어졌다는 점과 함께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은 북한 내부 사정으로 해석되며 북풍으로까지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1987년 노태우,김영삼,김대중 후보가 맞붙었던 13대 대선에서는 대한항공 858편이 폭파되면서 115명의 사망자를 낸 이른바 'KAL기폭파사건'이 등장했다.
당시 선거를 불과 하루 앞두고 폭파범인 북한 공작원 김현희가 국내로 압송됐고, 당시 보수정당이었던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는 선거를 불과 2달여 앞둔 상황에서 '남로당 이후 최대 간첩'사건 이라는 이름이 붙은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당시 야권의 대선 후보였던 평민당 김대중 후보 측 인사가 이 사건에 관여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3당 합당을 통한 보수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김영삼 민자당 후보 당서에 힘을 보탰다. 

이후 대선에서도 어김 없이 북풍이 등장했지만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15대 대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에서 지지율 결집을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청와대 행청관 등 3명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외곽단체인 박충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를 만나 북한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요청한 이른바 '총풍' 사건이 발생했다.

이 결과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김대중 후보가 당선 돼 최초의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16대 대선에는 새천년민주당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인에 대한 '좌익논란'이 제기됐지만 노 전 대통령이 "아내를 버려야 하냐"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고, 그 결과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가 등장한 18대 대선에서도 '북풍'은 등장했다. 이번엔 노전 대통령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화에서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한 비공개 대화록이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18대 대선의 경우 진보정권이 10년간 지속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가진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집결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장 최근에는 야권의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송민순 회고록'사건이 불거졌다. 다만 이번 사건은 여권 발(發) 의혹이 아닌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일부 장관의 회고록에서 나왔다.

결국 역대 북풍은 별다른 '빅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여론의 모든 시선이 '북풍'에 몰려 큰 반향을 불러 올 수 있었지만,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대급 이슈 속에 치러지는 만큼 '북풍'이 예전과 같은 효과를 내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j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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