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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루까지 하면서 돈번 외국계 담배社, 사회환원은 '인색'

국세청, '담뱃세 탈루' 외국담배사에 세금 3000억원 추징
국내서 얻은 수익 대부분 본사 송금…기부율 0.01% '생색'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7-02-13 06:2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외국계 담배 제조사들이 '부당 재고 차익' 등의 명목으로 약 3000억원의 세금을 추징 받은 가운데 국내에서 거둬들인 수익 대부분을 본사로 보내고 있는 구조가 재조명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세금을 탈루하면서 수익을 올린 반면 사회환원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은 수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외국계 담배 제조업체들은 눈에 띄는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되레 각 외국계 업체들은 이번 추징이 과하다며 과세불복 신청을 했거나 검토중인 상태다.

◇"가격 인상 전 재고 부풀려 세금 탈루"vs"시점의 차이일 뿐"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과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2월 필립모리스코리아와 브리티쉬아메리칸타바코(BAT)코리아 등에 각각 2180억원과 890억원의 담뱃세를 추징(가산세 포함)했다.
앞서 국세청은 '담뱃세 인상 관련 재고차익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토대로 두 회사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두 회사는 담뱃세 인상전 재고를 불법으로 부풀린 뒤 인상전 세율로 담뱃세를 신고·납부하는 수법으로 총 2083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시점의 차이일 뿐이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담배는 판매 시점이 아닌 제조장에서 물류창고로 반출된 시점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데 여기서 차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감사원과 국세청 등은 이를 악용한 것으로 판단했고 세금 추징을 밀어붙였다.

실제 기재부는 담뱃세 인상을 앞두고 담배회사들이 반입 및 반출 시기를 조절해서 차익을 거두지 못하도록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 9월 관련 고시를 개정했다.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 측이 이번 결정을 두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과세불복을 신청했거나 준비 중인 상태다. 다만 추가로 부과된 세금은 두 회사 모두 납부한 상황이다.

◇외국계 담배 제조사 '모럴 헤저드', 꾸준히 불거지는 이유는?

외국계 담배 업체들이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결론지어지면서 수익 구조도 재조명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거둬들인 수익의 대부분을 해외 본사로 송금하는 반면 사회환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필립모리스코리아의 경우 매년 매출액, 영업이익 등이 성장하고 있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0.1%에도 미치지 않는다. 2012년과 2013년 0.09%였던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2014년과 2015년 0.05%로 오히려 줄었다. 이후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아울러 특수관계자간 거래를 통해 매년 수백억원의 로열티와 용역비를 해외 본사에 지급하며 당기순이익 전액을 배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AT코리아의 경우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0년 0.05%에서 꾸준히 하락해 2015년 0.01% 수준에 그쳤다.

이 회사는 제조공장(제조법인)에서 생산한 담배를 RFE B.V. KBO(네덜란드 소재 계열사)에 판매한 이후, BAT코리아가 이를 다시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구조로 해외 계열사를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외국계 담배 제조업체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사회환원 비중을 늘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외국계 제조업체들의 담배 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고치인 40%를 넘어섰다. 1986년 외국산 담배가 처음 국내에 판매되기 시작한지 30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외국계 담배 제조사 관계자는 "기부금 비율을 수치일뿐"이라며 "기부 형태는 아니지만 고용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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