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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재판 앞둔 김기춘, 구치소서 대응책 논의

영장심사때도 꼼꼼히 점검…직접 논리 수정도
"골로 가는 것" 변호인에 토로…헌재도 불출석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2017-02-12 07:15 송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 News1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 News1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이 첫 재판 시작을 앞두고 구치소에서 변호인과 함께 대응책을 세우는 등 구체적인 전략을 짜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지난 6일 판사 출신 이상원 변호사(48·사법연수원 23기) 등 2명을 추가 선임한 뒤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소사실을 반박하기 위한 논리를 정리 중이다.
김 전 실장은 특검 수사단계에서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공안검사 출신인 케이씨엘의 정동욱 변호사(68·4기)와 법원장 출신 김경종 변호사(63·9기) 등 4명을 선임해 대응한 바 있다.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 등 4명의 첫 재판 날짜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먼저 기소된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60) 등 3명 사건의 첫 재판이 21일에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날 시간 차이를 두고 열릴 가능성도 있다.

풍부한 법률 지식으로 법망을 빠져나가 '법꾸라지'(법률+미꾸라지)라는 별명을 얻은 김 전 실장이 이번에는 어떻게 자신의 문제를 풀지 주목된다. 그는 지난달 2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때부터 이날까지 24일째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김 전 실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대비할 때도 정 변호사와 함께 특검팀이 내세운 범죄사실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고 일부 문구를 지적하기도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현재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기억나지 않는다',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수사단계에서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소관 수석비서관실이나 문체부 측에서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고 알아서 범행했다는 취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용복 특검보. © News1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용복 특검보. © News1

김 전 실장은 법정에서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비서실장으로서 부끄러운 일을 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혐의를 다 다투겠다고 밝혔던 그는 재판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는 특검팀은 공소유지를 위해 이 부분 수사를 담당한 이용복 특검보(56·18기)를 투입한다.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는 특검팀은 우선 이 특검보 등 2명으로 재판을 시작한 뒤 상황에 따라 추가 인력 보강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의 지휘를 받았던 청와대 정무수석실과 교문수석실 소속 공무원들, 문체부 등 관계자들의 진술과 객관적인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무거운 형의 선고를 끌어낼 수 있다는 입장인데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증거도 법정에서 추가로 낼 방침이다.

김 전 실장은 최근 구치소로 접견 온 변호인에게 "여기에서 (건강) 문제가 생기면 응급조치도 제대로 못 하고 '골로 가는 것'"이라고 토로하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7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나와 "심장에 스탠트(그물망으로 된 튜브)도 7개 박혀 있고 어젯밤에도 통증이 와서 입원할까 했다"며 고령으로 심장 등 건강이 좋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7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상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헌재는 오는 20일에 김 전 실장을 다시 부르기로 한 상황이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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