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한반도 주변 '긴장감 가득'한데 정작 국내는 '불감증'

미 의회, 연일 '대북 선제타격론' 공론화
괌·일본 주변 美 전략자산 이동 채비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7-02-11 09:00 송고
가공할 파괴력으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미 공군)  2016.9.12/뉴스1
가공할 파괴력으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미 공군)  2016.9.12/뉴스1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매년 3월 연례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연습과 독수리(FE)훈련 시작을 계기로 북한이 비난 수위를 올리면서 으레 높아지는 긴장도와는 다른 분위기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워싱턴발 '대북 선제타격론'이 미 의회 등에서 연일 공론화되면서 전혀 다른 안보 정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급기야 한국에 주둔중인 미군사령관이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공격 역량을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고까지 발언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발생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육군협회(AUSA)가 워싱턴에서 개최한 미사일 방어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수들(archers)을 죽일 수 없다면 결코 화살(미사일)을 충분히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될 미군 주요 전력이 대기하고 있는 괌과 일본의 미군 전력 증강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눈여겨봐야될 대목이다.

외형이 백조를 닮고 가공할 파괴력으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B-1B 전략폭격기 4대가 최근 미 본토에서 괌 기지로 전진 배치됐다. 전문가들은 이 B-1B가 내달 키리졸브연습 때 한반도로 출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B-1B는 지난해 북한 5차 핵실험 도발이후 괌에서 음속의 1.25배 속도로 2시간 만에 한국으로 날아와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와 함께 같은 한미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진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9만3000t급)도 10일 괌 기지에 도착했다. 2개의 항모비행단과 구축함 전대, 미사일 순양함 레이크 챔플레인함(CG-57), 이지스 구축함인 마이클 머피함(DDG-112), 웨인메이어함(DDG-108) 등으로 항모전단을 구성하고 있다.

이밖에 내달 13일부터 시작되는 KR 연습에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B-52 장거리 폭격기, 미국 본토의 B-2 스텔스 폭격기, 주일 미군기지의 F-22 스텔스 전투기, 핵 추진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의 투입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KR 훈련에서는 또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에 대한 예방적 선제타격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 '4D 작전'이 구체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4D는 북한 핵·미사일의 탐지와 교란, 파괴, 방어를 가키리는 것으로 한미 국방장관이 2015년 안보협의회에서 승인한 작전개념이다. 지난해 키리졸브 연습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올해는 '방어' 단계 훈련에서 성주에 배치될 사드 체계도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을 가정해 성주의 사드 레이더가 미사일을 탐지하고 격추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숙달하는 연습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내달 평양을 완전히 초토화시키고도 남을 화력이 한반도로 집중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는 안보불감증 마냥 '고요'한 상태다.

미국에서 연일 '대북 선제타격론'이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인 국군통수권자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장관 등 안보 수뇌부들은 이렇다할 '대국민 코멘트'조차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청와대가 유명무실한 상태에서 중심을 잡아야할 국회 여야 정치권조차 이미 조기 대선을 가정한 대선 운동에 뛰어든 상태여서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한 고민이 보이질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내달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돼 조기 대선 국면이 실제 펼쳐진 상태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국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정부가 안보위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을 남의 집 불 구경하듯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군사적으로 대비하되, 초당적 외교를 통해 한반도 정세 안정화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argus@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