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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어수선한 정국, 속 타는 U-20 월드컵 조직위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2-02 17:58 송고
U-20 월드컵은 2017년 한국 축구계의 가장 큰 행사다. 하지만 어수선한 정국 때문에 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U-20 월드컵은 2017년 한국 축구계의 가장 큰 행사다. 하지만 어수선한 정국 때문에 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U-20 월드컵 유치를 확정지은 것이 2013년이다. 대회가 열리는 올해의 국내 정세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일 파크하얏트 서울에서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축구계는 2017년 많은 일들을 앞두고 있다. 남자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진출을 결정지어야하고 여자대표팀은 평양(4월)에서 경기를 갖는다. 개인적으로는 FIFA 평의회 위원 선거도 있다"고 말한 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이라고 전했다.
U-20 월드컵은 지난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과 2002년 월드컵(이상 한일 공동개최), 2007년 U-17 월드컵에 이어 한국에서 열리는 4번째 FIFA 주관 대회다. 컨페드컵을 포함해 축구계 빅이벤트 4개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일본과 멕시코 그리고 대한민국뿐이다.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걱정도 된다.

정몽규 회장은 "우리 대표팀의 성적도 성적이지만 흥행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관중들이 함께 해줘야하는데 얼마나 찾아주실지 걱정"이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드린다"는 뜻을 밝혔다. 정몽규 회장보다 더 크게 걱정하고 있는 이들은 직접적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2017피파20세월드컵조직위원회다.

간담회 자리에는 차범근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김동대 사무총장 등 조직위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차범근 부위원장은 "U-20월드컵은 월드컵 버금가는 빅 이벤트다. 특히 미래의 주역들이 총출동하는 대회"라면서 "축구 선수는 18~19세 청소년기를 지나 20세를 넘어가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꼭 내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적인 스타들이 다 그랬다"면서 스타들의 등용문인 이번 대회에 대한 홍보에 앞장섰다.
축구 팬들에게 U-20 월드컵이 가지는 의의와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그 의미가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전달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직은 축구 자체에 대한 애정이 깊은 이들보다는 특정 스타나 '한국 국대'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제3국간 경기가 펼쳐지는 스타디움은 썰렁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김동대 조직위 사무총장은 "그래도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많은 관중이 오실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끼리 맞붙는 경기는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아직 본선 진출국이 모두 결정되지 않아 홍보에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더욱 답답한 것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어수선한 정국이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탄핵정국으로 돌입하면서 대회 준비 역시 난관에 직면했다. 나라 전체가 우울한데 신바람 나게 잔치 준비를 할 수 없으니 홍보도 영향을 받는다. 아주 직접적인 타격도 있다. 후원을 약속했던 기업들이 모두 '일단 멈춤' 상태다. 총수가 직접 소환되는 위급한 상황에서 여유롭게 후원 논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동대 사무총장은 "애초 예상했던 모금액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직 논의의 여지는 남아 있으나 이 얼어붙은 상황이 언제 풀릴지 몰라 또 답답하다"면서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으니 다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단 긴축 운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쉽지 않은 상황임을 토로했다.

만약 탄핵안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확정되어도 복잡하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4월 말, 늦어도 5월 초에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꽃피는 봄이 오면 나라 전체가 대선 모드가 될 것이 자명하다. U-20 월드컵의 개막은 5월20일이다. 홍보할 타이밍도 애매하고 수단도 마땅치 않다. 여러모로 애매한 입장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동대 사무총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조직위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히며 "꼭 대표팀이 4강까지 올라 붐을 일으켜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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