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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우선주의로 韓 등 亞국가 中으로 기울어"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7-02-01 15:27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정운영 원칙인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인해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이 중국으로 경사하는 강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 매체 CNBC가 3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화적, 역사적으로 미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원자재 수출에서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호주가 중국으로 기우는 모습을 가장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미국처럼 이민자 국가인 호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척 인기가 없다. 

지난주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의 자리를 중국이 대신 차지하는 방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는 TPP 협상을 주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즉시 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 이안 브레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리더로서 미국의 헌신,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이미 우려했던 상당히 많은 국가들을 (중국 쪽으로) 잡아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레머 대표는 이어 "중국은 또 글로벌라이제이션과 자유무역을 촉진시키는 국가로 보여지길  원한다"며 이 같은 양상은 "미국에 의지하길 원하지 않는 아시아 국가들에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2014년 베트남에서 진행된 반중 시위 © AFP=뉴스1
2014년 베트남에서 진행된 반중 시위 © AFP=뉴스1

턴불 총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TPP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했기 때문에 "중국이 TPP에 참여할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TPP에는 호주와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이 참여했다. 

턴불 총리는 미국을 배제하는 TPP에 관해 역내 다른 정상들과 의논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安倍晋三)도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4일 양정상이 전일 밤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TPP 공식 탈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무역의 중요성으로 인해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 한국도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권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박 대통령보다 중국과 가깝다고 여겨진다. 문 전 대표는 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게 옳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안보 위협으로 여기고 있으며, 한국 기업에 공개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심지어 한류 스타들의 중국 내 활동이 타격을 입고 있다. 

브레머 대표는 "그 동안에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 관리들과 양자 회담을 늘려왔다. 또 양자 무역 관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동맹이 올해에 종전처럼 강해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힘들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반중 입장을 누그러뜨리고 있다. 1974년 1월 중국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를 점유하면서 벌어진 교전 중에 사망한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 17일 열린 행사에서 벌어진 반중 시위를 베트남 당국은 종전과 달리 금지시켰다. 

브레머 대표는 "베트남은 안보 문제에서는 미국과 밀접하게 협력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필리핀은 이미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베트남 지도부는 "경제가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남겨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베트남의 제 2 수출국이다. 1월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중국 방문 때 양국은 남중국해 갈등을 조정해 나가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오랜 동맹이자 식민지였던 필리핀의 경우, 지난해 미국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하며 미국과의 "결별(separation)"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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