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의 주가, 시장 금리, 달러는 모두 급등세를 탔다. 하지만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에는 '트럼프발 악재'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두 곳이 트럼프의 공약에 대해 '미국 국가 신용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감세정책이 약 20조달러에 육박하는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간) 피치의 에드 파커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국가 신용등급부문 최고책임자는 "(미국 신용등급에 대한) 장기적 압력이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미국에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파커는 "선거 이전에도 미국은 AAA등급 국가 중에서 정부 부채 수준이 가장 높았다. 여기에 앞으로 10년 동안 6조2000억달러를 깎아주는 트럼프의 세금 감면 계획이 더해진다면 미국 정부 부채는 33% 정도 늘어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정부부채는 규모가 매우 클뿐더러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104%로 OECD 35개 회원국 중 6위다. 미국 정부부채 규모는 지난달 기준 19조9800억달러(약 2경3540조원)를 기록했다.

전날 모리츠 크래머 S&P 국가 신용등급부문 최고책임자도 트럼프 정부 하에서는 미국이 트리플에이(AAA) 신용 등급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 역시 미국의 막대한 부채 문제 및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5년 전 S&P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로 강등했다. 당시에도 S&P는 등급 하향의 이유로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 및 부채 부담을 들었다.

크래머 최고책임자는 "성장률 확대, 부채 축소를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혼합됐을 때 꾸준히 결과를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을 인하하고 인프라 지출을 늘리면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조세 감면, 인프라 투자, 규제 완화 등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는 추가로 1조5000억달러를 재정지출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감세를 약속해 연방정부 세입은 6조달러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재원 조달 방식 및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문이 떠오르는 상황이지만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피치와 S&P는 미국의 단기 신용 전망은 양호하다고 밝혔다. 피치의 파커는 트럼프 요인이 단기적으로는 미국 신용 등급에 위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축통화국의 이점을 계속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S&P의 크래머는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현재 안정적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전망을 하향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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