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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톡톡] 통계가 바뀌어야 의료기기 산업이 산다

의료기기 시장규모, 유형별, 유통단계별 통계 필요

(서울=뉴스1) 양재혁 바이오헬스케어사업부장 겸 편집위원 | 2017-01-11 08:00 송고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축의 하나인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과 대응방안이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의료기기에 종사하는 여러 전문가들은 흔히 우리나라 의료기기 시장을 5조원 규모로 알고 있지만 실제는 이보다 최소 3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체외진단 의료기기 분야는 여기서 10배를 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2014년 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간한 '의료기기·화장품 제조·유통 실태조사'는 2013년 국내 의료기기 시장을 10조3704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의료기기산업통계는 매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작하는 의료기기 생산 및 수출입실적 통계자료에 근거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서는 산업별 통계를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 의료기기 생산액은 식약처 통계를 따른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의료기기업체 2992개가 생산한 1만3424개 품목의 생산규모는 5조16억원이다.

이 가운데 849개 업체가 5844개 품목을 수출해 수출액은 3조671억원에 이른다. 2308개 업체가 수입한 품목은 2만7259개이고, 수입규모는 3조311억원에 달한다. 이것을 기초로 '생산액–수출액 +수입액'을 계산하면 국내 시장규모는 5조2656억원이다. 이러한 제조원가를 기반으로 한 통계결과가 우리나라 의료기기 시장규모로 널리 인용되고 있고, 정책결정 과정에서도 여과없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방식의 시장규모 통계는 모순이 있다. 첫째,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전체 시장규모, 유형별 시장규모에 대한 통계 자료가 미흡하며, 각 유통단계에 따른 관련 통계자료 역시 부재한 상황이다. 두번째, 의료기기 수리업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기기법을 살펴보면 의료기기수리업이라는 정의는 있지만 수리업에 대한 명확한 파악 및 관리가 되지 않는다.
국가는 통계를 통해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산업 육성정책을 수립한다. 때문에 좀더 정확한 의료기기 산업통계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의료기기 전체 시장규모, 유형별 시장규모, 유통단계별 통계를 신설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출고가뿐만 아니라 매출액을 통한 산업에 대한 통계가 잘 마련되어 있는 것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품목인 의료기기의 명확한 통계를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국내 의료기기 유통구조가 복잡하다고 알려진 만큼, 시군구에 신고된 판매업체가 5만개가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국세청과 긴밀히 협력해 의료기기 유통관련 매출 및 의료기기 수리금액을 찾을 수 있는 구조적인 개선책을 마련해 볼 수 있다. 

최근 식약처가 추진중인 의료기기 고유등록번호관리시스템(UDI, Unique Device Identification)이 갖춰지면 의료기기산업의 통계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한가지는 의료기기 수리업에 대한 명확한 관리 체계를 통해서 의료기기 수리시장에 대한 파악 및 관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의료기기 법은 의료기기 수리업에 대해서 의료기기제조업신고, 수입신고자에 대해서는 별도로 수리업 신고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다 명확한 현황 파악을 위해서 별도의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보는 이유이다.

일본의 NEC Fielding는 일본의 의료기기 시장 유지보수 서비스가 향후 3조엔까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발 빠르게 의료기기 수리업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자 의료 기록, 의료 회계 시스템 등 병원 정보 시스템의 유지 보수 지원을 해왔지만, 향후 의료 분야에서의 사업 확대를 위해 의료 기기 및 부대 설비품 등의 유지 보수 지원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료기기산업을 담당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식약처 조직의 확대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이루는 새로운 핵심기술들이 의료기기에 적극 도입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식약처가 추진하고 있는 "신개념 의료기기 개발촉진 특별법" 및 "체외진단제품법" 등의 제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확충과 조직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의료기기산업은 초고령사회로 나아가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신성장 동력 산업중의 하나이다.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산업통계가 마련되고 이를 기반으로 의료기기산업 지원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만약 체계적인 조사를 통하여 국내 의료기기 시장의 진정한 실체를 보게 된다면,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것이고 새로운 이해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기산업은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고 축적된 기술과 신뢰도 측면에서 우리가 부족한 면이 많다. 하지만 급속한 기술의 발전과 산업융합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올바른 의료기기산업 지원 정책은 산업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통계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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