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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의 끝' 강만수 재판에…지인 회사에 110억 투자 지시

특혜성 대출·수억 뇌물 수수 혐의 추가 기소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16-12-04 09:00 송고 | 2016-12-04 09:34 최종수정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1일 새벽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나와 호송차로 이동하는 모습.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1일 새벽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나와 호송차로 이동하는 모습.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110여억원의 투자 압력을 가한 혐의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71)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고교 동문인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에게 특혜성 대출을 해주고, 그 대가로 '명절 떡값' 명목의 금품 받은 혐의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진행한 후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강 전 행장을 구속기소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8년 2월~2009년 2월 기획재정부 장관에 오르며 '실세'로 불렸던 강 전 행장은 2011년 3월~2013년 4월에는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을 지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2009년 11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 및 대통령 경제특보로 재직할 때 지식경제부 공무원들에게 부당 지시를 하고, 바이오에너지 개발업체 B사에 66억7000만원의 정부지원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직권남용)를 받는다.

2011년 6월부터 2012년 2월까지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을 압박, 대우조선의 자금 44억원을 B사에 투자하게 한 혐의(업무상 배임, 제3자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강 전 행장은 기재부 장관 시절, 출입기자로 가깝게 지냈던 B사 대표 김모씨(구속기소)를 사적 모임인 일명 '패밀리'에 참석시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09년 11월 해조류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B사의 사업이 국책과제로 선정되지 않자 직접 강 전 행장에게 청탁을 넣었다. 강 전 행장은 지경부 담당 국장을 불러 "2009년 이내에 재평가를 실시해 B사를 국책과제 사업자로 선정하라"고 압박했다.

강 전 행장은 담당 국장으로부터 'B사가 사업수행능력과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국책과제 사업자 평가에서 탈락했다'는 보고를 받았음에도 김씨를 도와주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

업무와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한 지경부 공무원들은 2009년 12월 B사를 결국 사업자로 선정했고, 2년간 나랏돈이 B사에 투입됐다. 하지만 지경부의 평가대로 B사는 결국 사업수행에 실패했고, 정부지원금은 고스란히 사라졌다.

이후에도 김씨로부터 수차례 투자 요청을 받은 강 전 행장은 2011년 7월 남 전 사장에게 B사에 대한 투자를 요구했고, 남 전 사장은 그해 9월과 11월 대우조선과 자회사인 부산국제물류(BIDC)를 통해 B사에 각 4억9800만원씩 지분투자를 했다.    

2012년 1월 산업은행 경영컨설팅팀으로부 남 전 사장의 분식회계 가능성을 비롯한 14가지 경영비리 의혹을 보고받은 강 전 행장은, 이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추가 부당 투자를 지시했다.

자신의 비리가 드러날까 우려한 남 전 사장은 B사에 대한 추가 투자 조건으로 '명예롭게 퇴진하게 해달라' '내부 인사인 고재호를 후임 대표이사로 선임해달라'고 강 전 행장에게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전 행장은 이후 남 전 사장의 비리 행위에 대한 법적 조치나 문책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고, 남 전 사장이 퇴임 후에도 상임 상담역으로 급여와 사무실을 제공받도록 해줬다.

특수단 관계자는 "강 전 행장의 부당대출 배임 혐의, 대우조선 및 대우증권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대우조선을 통해 친척 운영 건설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제3자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진행한 후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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