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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사촌언니도 쇠고랑…檢 '정유라 의혹' 수사속도

22일 이대 압수수색· 현명관 마사회 회장 소환
부정입학·승마 특혜지원 의혹 집중조사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16-11-22 12:19 송고
최순실씨 딸이자 승마선수인 정유라씨. /뉴스 © News1 
최순실씨 딸이자 승마선수인 정유라씨. /뉴스 © News1 

검찰이 최순실씨(60) 구속기소에 이어 조카 장시호씨(37)를 구속하면서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사건을 샅샅이 파헤치는 가운데 최씨의 보호 아래 각종 특혜를 받은 딸 정유라씨(20)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승마선수 정씨를 향한 대한승마협회와 삼성그룹의 특혜지원 정황을 수사해온 검찰이 22일 이화여대를 압수수색하면서 대학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정씨의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이대 본관 총장사무실과 입학처, 교무처, 기획처 등 사무실 20여곳, 최경희 전 총장(54) 등 관련자 주거지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등 수십명을 보내 입학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에는 현명관 한국마사회장(75)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정씨에 대한 특혜지원 정황도 조사한다.
정씨가 최씨의 영향력을 통해 이대 입학과 학사관리에서 특혜를 받아온 사실은 앞서 교육부의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정씨는 지난 2014년 이대 체육특기자전형 원서접수 마감(9월15일) 이후 인천아시안게임(9월20일)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지참할 수 있게 학교 측에 먼저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금메달은 평가대상이 아니었음에도 학교 측은 이를 허용했다.

당시 남궁곤 입학처장은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침을 어기고 금메달을 면접고사장에 가져온 정씨는 금메달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먼저 묻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평가에서 정씨보다 순위가 높은 수험생에게 낮은 점수를 주도록 유도했다. 과락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위원별 점수를 조정하기도 하는 등 정씨에게 특혜를 부여했다. 결국 서류평가에서 합격권 밖이었던 정씨는 면접평가에서 최고점수를 받으면서 합격했다.

정씨가 수업을 한 차례도 듣지 않았지만 학점을 받았다는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정씨는 2015학년도 1학기(1과목)부터 2016학년도 1학기(6과목), 여름학기(1과목)까지 8개 과목 수업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 시험을 보지 않고 과제물도 제출하지 않거나 부실한데도 학교 측은 성적을 부여했다. 온라인 강의에서는 대리수강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22일 이화여대 본관 모습. 2016.11.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22일 이화여대 본관 모습. 2016.11.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검찰은 이날 마사회 현 회장도 불러 정씨 특혜지원에 최씨 측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마사회는 승마협회, 삼성과 함께 2020년 도쿄올림픽 승마유망주 지원 등 계획 등을 담은 '중장기 로드맵'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63)이 회장을 맡고 있는 승마협회는 오는 2020년까지 186억원 상당을 마장마술 등 3개 종목에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마사회는 이 로드맵의 초기작성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 파일의 문서정보를 조회하면 초기작성자가 '한국마사회(KRA)'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마계를 중심으로 이 로드맵이 정씨만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특혜지원 의혹이 불거졌다. 또 마사회는 정씨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로드맵을 작성하고 박재홍 전 마사회 승마감독(51)을 승마협회 요청으로 독일에 파견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현 회장과 최씨 간의 '친분' 역시 연일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앞서 박 감독은 한 언론을 통해 최씨와 현 회장이 서로 통화를 하는 사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박 감독은 "승마협회, 삼성 측 지시에 따라 코레스포츠와 연락했지만 말 값을 주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 비덱스포츠(전신 코레스포츠)에 지난해 9~10월 무렵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삼성의 지원공세 당시 보고·결재라인에 있었던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62·사장)을 지난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다음날 새벽까지 강도 높게 조사했다.

이 돈은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지원됐지만, 실제로는 정씨의 말 '비타나V'를 사는 등 오로지 정씨를 지원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상진 사장 외에 승마협회 임원과 마사회 관계자 등도 불러 조사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장. © News1
현명관 한국마사회장. © News1

현명관 회장은 호텔신라와 삼성건설, 그리고 삼성물산 등 그룹 계열사에서 경영진으로 활약하는 등 삼성과도 인연이 깊다.

이외에도 정씨는 독일에서 5억원 상당의 주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탈루했거나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유럽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씨를 조만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씨의 법률대리인은 "아직 소환통보는 안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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