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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제 개선·장기투자자 우대해야 경제 살아난다"(종합)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2017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간담회서 밝혀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6-11-22 13:22 송고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22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17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책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News1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22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17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책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News1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벤처기업의 창출과 안정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개선하고 장기투자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채택해야 합니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경제추격연구소장)은 22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17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2000년대 초반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나와 창업했는데, 그후 (창업의 동기가 되는) 스톡옵션제가 불리해지면서 젊고 새로운 기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2017 한국경제 대전망'(21세기북스)는 나라 안팎으로 격변이 예상되는 내년의 경제에 대해 이 교수를 비롯한 43명의 경제학자들이 전망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 교수는 "내년 경제를 설명하는 한 단어는 ‘시스템의 실패’가 될 것"이라며 "이 시스템의 실패를 막기 위해 미봉책이 아닌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장동력이 없는 2017년 경제를 '고장난 자동차'에 비유하면서 "운전수를 바꿔보았자 소용이 없고 차를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경제가 성장할 성장동력은 10년 전부터 준비되었어야 하는데 이것이 추진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스톡옵션 제도 정비 등 전체 경제 시스템의 교체가 절실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 교수는 구체적으로 "공격적인 투자와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에는 창업주나 최고경영자(CEO)가 50%이상의 의결권을 갖는 스톡옵션제를 허용해야한다"면서 "CEO자리를 물러날때 주식을 반납하게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는 주식을 1년 보유하고 있는 사람과 하루 가진 사람이 갖는 권리가 똑같다"면서 "장기로 주식을 보유한 이들에게는 투표권도 더 주고 배당도 더 주어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이준협 국회의장 정책비서관도 "2017년 경제는 기대할 게 없다는 게 저의 전망"이라면서도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한국경제의 체질을 확 바꾸지 않으면 도약이 안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경제시스템을 바꿀 마지막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올해는 대규모 추경을 편성해 이로써 간신히 경제를 떠받쳤고 기준금리 인하, 부동산 활성화 등으로 버틴 해였다"고 진단하면서 "하지만 그로 인해 정부 부채와 개인 부채가 증가한 것이 앞으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장기 저성장국면의 본격 돌입이 예상된다"면서 "세계경제의 장기저성장과 우리나라 성장잠재율이 너무나 빨리 훼손되는 게 겹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세계경제변화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이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은 미국이 (명분과 대의를 따지는) 초강대국의 위치를 포기하고 '내것 챙기겠다'는 태도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할 기회다. 향후 본격적인 'G2'(미국과 중국이 세계 주요국이 되는 상황)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교수는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내 호감도가 내려가는 것이 변수"라면서 "공산당 통치를 강화하고 있는 시진핑의 인기가 떨어지고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중국 (경제) 리스크는 경제보다 내부 정치에서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아베 신조 총리의 장기집권 리더십이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아베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채널이 잘 작동하지 않고 엔저(엔화약세)가 종종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는 면이 있지만 그의 인기가 확고해 일본의 투자나 수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전체 경제가 꾸준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준협 비서관은 '최순실 게이트' 등의 사회 불안이 국내 경제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치사이클과 경제 사이클은 생각만큼 크게 연동되지 않는다"면서 "다만 설비투자는 정치의 영향을 받는데 내년 말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설비가 줄거나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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