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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덫에 걸린 기재부 '곳곳 균열'

부총리 교체 해프닝에 차관 미르재단 관여 의혹까지
악재로 예산안 심사·내년 경제정책 추진도 쉽지않아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윤다정 기자 | 2016-11-22 07:40 송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최상목 1차관./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최상목 1차관./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부총리 교체 해프닝을 겪으면서 경제정책 수장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지가 애매해진 상황에서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의 미르재단 설립관여 의혹까지 불거졌다. 그러다보니 국회 세법개정안 통과와 내년 경제정책 수립에 힘을 쏟기가 쉽지않아 보인다. 

22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장관 교체 논란 이후 외부 일정을 일체 중단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교체 발표 이후 외부 일정은 차관이 대신했다"며 "대신 본인이 주재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나 현안점검 등 본연의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의 입장이 이처럼 어정쩡해진 이유는 청와대가 최순실 게이트를 돌파하기 위해 내각개편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는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신임 국무총리에 내정하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경제부총리 내정자로 발표했다. 하지만 야당 반대에 부딪혀 내각 개편은 무산됐고 부총리 교체도 없던 일이 됐다. 이임식까지 준비했던 유 부총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에 눌러앉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상목 차관도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렸다. 최 차관은 청와대 비서관 시절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지시로 미르재단 출연금 모금 과정과 재단 설립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차관은 출연금 모금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국정감사에서 "재단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이 위증 논란을 낳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 여파는 고스란히 기재부 내부에 전달되고 있다. 또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어찌됐든 부총리는 임기 종료될 때까지 현안을 빈틈없이 챙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변 상황이 클리어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며 "내각 개편 전후 잡았던 대통령과의 독대 일정도 연기된 상황"이라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

장차관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정부의 정책추진 과정에도 조금씩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예산안 국회심사에도 정부의 열세가 여실히 드러났다. 우선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중 국정농단 논란을 몰고 온 최순실·차은택씨 관련 예산 1748억5500만원이 징벌적으로 삭감됐다. 누리과정 예산은 의결이 유보됐다. 정부가 추진했던 특별회계 신설은 야당의 반대에 막힌 상황이다.

법인세 인상은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돼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기업활동 제약을 우려하며 법인세 반대를 주장했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여당의 입지가 쪼그라들면서 거대 야당의 기세를 막아내긴 어려워 보인다.

또 12월 중순에 발표될 내년 경제정책방향도 대내외적인 상황에 지연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부총리 교체와 무관하게 경제정책수립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12월 중순에 있을 미국 금리 인상 여부와 내부적인 상황을 고려해 12월 중하순쯤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대선 등 정치적 일정을 앞둔 상황에 '정치적 게이트'까지 불거지면서 정부의 정책 추진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기상황이 어려운 데다 정책 추진력이 떨어지면서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oaz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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