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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단지에 공연장?…차은택 불똥에 '350억 혈세' 날릴 판

홍릉 과학단지에 공사중인 문화창조아카데미, '유령건물' 전락하나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6-11-20 16:23 송고 | 2016-11-21 12:09 최종수정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 홍릉 문화창조아카데미 © News1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 홍릉 문화창조아카데미 © News1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해온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주도한 문화창조아카데미 사업이 좌초위기에 놓이면서 350억원의 '혈세'가 공중분해될 판이다. 차씨가 주무른 국가 예산으로 공사가 이미 한창인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국회가 관련 예산 삭감에 나서면서 결국 '유령건물'만 남긴 채 혈세만 날릴 위기라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문화창조아카데미 조성과 운영에 총 347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문화창조아카데미는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견인할 인재양성 기관으로 차씨가 본부장직을 맡은 민간합동창조경제추진단내 문화창조융합본부에서 추진해온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중 하나다.

지난 3월 2일 열린 문화창조아카데미 제1기 크리에이터 입학식에는 '차은택 사람들'이 총출동했다. 차은택 당시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은 물론, 은사인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사업상 지인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참석했다. 송 전 원장은 구속된 상태다. 

문화창조아카데미는 현재 서울 중구의 옛 한국관광공사 건물에서 임시운영중이며 홍릉에서 건설중인 건물로 내년 2월 확장·이전할 방침이다. 문제는 국회에서 차씨 관련 예산을 대폭 감액할 방침이라 내년 사업운영 자체가 불투명하다.

문체부는 당초 문화창조아카데미 내년 예산으로 309억원을 편성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교문위의 반발로 258억원으로 낮췄고 이후 '바통'을 넘겨받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계속 감액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은택 관련 예산은 예산안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때문에 문화창조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등 관련 실무업무 자체도 '올스톱'된 실정이다.
반면, 35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만든 건물 공사는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올해 예산을 집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줄'이 막히게 되면 텅빈 '유령건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화창조아카데미 리모델링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홍릉 소재 산업연구원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생긴 빈 건물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발주해 동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올해 4월 착공해 연내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세종대왕기념, 영휘원 등 사적지에 인접해있어 규제문제로 공사마저 지연되고 있다. 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서울분원이 사용해온 테니스장 공간에는 홍릉 시연장 공사도 이뤄지고 있다.

홍릉은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가 설립되면서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등과학원(KISA), 국립산림과학원(KFR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과학기술 연구기관이 고려대, 서울시립대, 경희대, 한국외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대학이 밀집돼있는 연구단지다.

이때문에 홍릉에 '생뚱맞게' 문화창조경제아카데미와 시연장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 '청와대(VIP) 개입설' 등 말이 많았다. 실제로 2014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이 홍릉을 자신의 정책목표인 창조경제타운으로 개발하라고 지시한 이후, 홍릉은 문화창조융합벨트사업의 거점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과정에서 홍릉 과학단지 감독권을 쥔 미래창조과학부는 논의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산업연구원 이전으로 총리실 산하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서울에 잔류하는 연구기관 인력을 재배치하길 희망했지만 문체부가 갑자기 끼어들어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당시 파다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야당 의원들이 '차은택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당 차원의 움직임과 달리 올해 80억원이 투입된 홍릉 시연장에 내년 18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 수변공원까지 조성하자는 예산증액까지 추진하고 있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표류하는 홍릉부지 개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따라 과학 및 경제인문사회 연구계에서는 홍릉 문화창조아카데미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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