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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통령, 롯데 75억 직접요구"…제3자뇌물 수사(종합)

롯데회장 독대 등 출연강요 정황 확인
대가성 입증땐 뇌물수수죄 적용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최은지 기자 | 2016-11-20 15:55 송고 | 2016-11-20 17:13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제공) /뉴스1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제공) /뉴스1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에 75억원을 추가로출연하도록 강요한 정황을 확인하고 대통령 조사를 통해 제3자 뇌물수수 적용 여부를 결론지을 방침이다. 삼성 등 대기업 수사도 이어간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검사장)는 20일 최순실씨(60)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 53개 회원사를 상대로 774억원을 강제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기업들로부터 구체적 청탁이나 요구는 없었다고 결론내고 뇌물죄 적용은 하지 않았다. 기업들이 기금출연 요구에 불응할 경우 각종 인·허가상 어려움과 세무조사의 위험성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해 강요에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과 공모해 롯데로 하여금 K스포츠재단에 75억원을 출연하라고 강요한 데 대해서도 직권남용,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K스포츠재단의 자금 반환 시점과 롯데그룹에 대한 본격 수사 시기가 맞물리면서 불거진 자금 성격을 둘러싼 의혹은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다.

검찰조사 결과 박 대통령은 지난 3월10일 안 전 수석에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단독 면담 자리를 만들라는 지시를 한 뒤 14일 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면담 직후 안 전 수석에게 "롯데가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 75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진행상황을 챙겨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 회장도 면담 후 고(故) 이인원 부회장에게 자금지원 요청에 관한 업무처리를 지시했다. 최씨는 더블루K 이사 등에게 "이미 롯데와 이야기가 다 됐으니 롯데 관계자를 만나 지원 협조를 구하면 돈을 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 등 롯데 관계자는 "K스포츠재단에 이미 많은 자금을 출연했고 사업계획도 구체성과 실현성이 떨어진다"며 35억원만 출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불이익을 두려워한 나머지 롯데제과 등 6개 계열사를 동원해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송금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K스포츠재단이 지난 6월 롯데에 70억원을 돌려주는 과정에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수사에 관한 편의 제공 등 대가를 약속받고 재단에 출연했다고 입증될 경우 롯데에는 제3자 뇌물공여죄가 적용된다. 박 대통령은 제3자 뇌물수수 혐의자가 된다.

검찰 관계자는 "K스포츠재단에 롯데에 70억원을 돌려준 경위를 밝히기 위해선 박 대통령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수사정보가 유출됐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 의혹에 관해서도 계속 수사를 진행해 특검 전까지 결론을 낼 방침이다.

검찰은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 유한회사에 지난해 9~10월 삼성 자금 280만유로(약 35억원)가 흘러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의 강요를 받아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37·체포)가 지난해 5월 설립한 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단 출연 기업과 관련된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특별검사 수사가 시작될 때까지 철저히 수사를 진행하겠다"며 "향후 특검수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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