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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금남로 가득 메운 학생들…촛불보다 아름다웠다

(광주=뉴스1) 윤용민 기자, 신채린 기자 | 2016-11-19 23:14 송고
박근혜 퇴진 광주 10만 시국촛불 대회가 열린 1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6.11.19/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박근혜 퇴진 광주 10만 시국촛불 대회가 열린 1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6.11.19/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당장 내려와라 당장 하야해라 야야 야야~~"

전국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린 19일 오후. 아리랑 목동을 개사해 만든 박 대통령 퇴진 요구 노래가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울려 퍼졌다.
이 곳에서 시작된 노래는 광장을 넘어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까지 뒤덮었다.

광주 도심에서는 이날 7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집회엔 진보 단체뿐만 아니라 윤장현 광주시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명 성남시장 등도 함께 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진보단체나 정치권인사가 아닌 광주학생들이 광장의 주인이었다.

수능을 마친 고3 수험생들과 교복을 입은 중·고생들은 최순실 게이트 외에도 세월호 참사 등 현 정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내며 대통령 퇴진에 목소리를 높였다.
주원중학교 2학년 이석빈군(15)은 모두 발언을 통해 "최순실은 자신이 계획한대로 되는 대한민국을 보며 얼마나 국민이 우스웠겠느냐"고 지적해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광여고 정한아양(19)은 "수능도 참 어려웠지만 나라상황이 더 어려운 것 같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운암고 1학년 배소연양(17)은 "최순실과 정유라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꿈을 뭉개버렸다"며 "우리가 꺼지지 않는 불꽃을 증명해 대통령을 반드시 하야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동신여고 2학년 김소은양(18)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살레시오여중 1학년 권모양(14)은 "최순실이 골라주는 옷만 입고, 그가 정해주는대로 행동했던 사람이 대통령이란 것이 부끄럽다"며 "저는 중학교 1학년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1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광주 10만 시국촛불 대회가 끝난 뒤 학생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2016.11.19/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1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광주 10만 시국촛불 대회가 끝난 뒤 학생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2016.11.19/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학생들의 시민의식은 해산 과정에서도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이들은 돌아가는 길에 광장과 도로 위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웠다.

떨어진 피켓과 종이컵 등 마무리 수거도 학생들의 몫이었다.

조선대학교 3학년 김슬기씨(25)는 "우리가 이렇게 어질러놓고 그냥 가면 박근혜 대통령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 아니냐"며 "우리가 한 건 우리가 책임진다는 뜻에서 뒷정리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sal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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