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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정유라만을 위한 지원은 아니었는데 최순실측이 독식하고 협박까지"

협회의 제안을 외압으로 느끼고 지원에 응하면서도...
명분과 절차적 투명성을 지키려다 최씨측과 갈등 정황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6-11-18 16:36 송고 | 2016-11-18 16:41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최순실딸 정유라 특혜지원 의혹과 관련 임원 소환이 잇따른 삼성이 관련 사안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승마협회에서 제안한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에 응하는 과정에서 예상과 달리 최순실측이 지원을 독식하고 이에 항의하자 협박까지 일삼았다는 것이다. 삼성은 2015년3월 사업체 빅딜과정에서 한화로부터 승마협회장사 지위를 넘겨받았다.

18일 삼성의 설명에 따르면 정유라를 위해 구입했다고 알려진 말은 당초 6명의 승마 선수를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구입한 것이었다. 협회에서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최순실씨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이고 제안 시점은 2015년8월경이다.
정황상 삼성은 협회 인사에게서 온 제안을 외압 내지 협박으로 느끼고 응했으면서도 복수의 선수지원이라는 명분을 지키고 지원의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려한 흔적이 많다. 그러나 일은 최순실측이 거칠게 나오면서 삼성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제안과 달리 승마협회 측에서 정유라 외 다른 5인의 선수를 선발하지 않았고 해당 말은 정유라 전용말처럼 이용됐다. 정유라씨는 이 말들을 '삼성전자가 사주었다'고 SNS 등을 통해 자랑했다. 이는 삼성과 최순실측간에 갈등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보다 못한 삼성측 임원이 독일까지 가서 당초 요청과 다르다며 거래를 끊으려 했고 최순실측으로부터는 협박이 시작됐다. 

말 구입을 위한 자금지원도 본의 아니게 이상하게 꼬여버린 것으로 보인다. 자금운용의 투명성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승마협회를 거치지 않고 코레(Core)스포츠란 독립 컨설팅 회사와 거래를 했는데 나중에 최순실 정유라 모녀가 보유한 회사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승마단 명의로 '비타나V'와 '라우징1233'이란 말을 구입했다. 둘 합쳐 수십억원에 달하는 명마다. 코레스포츠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10개월짜리 컨설팅 계약을 맺고 280만유로를 직접 송금했다. 말 구입 및 관리, 특수차량대여, 승마대회 참가 지원 등을 위한 비용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승마협회 내부에서 알력과 파벌 다툼이 심해 자금을 지원하면 어떻게 사용되는 지 제대로 파악조차 안되는 상황이었다"며 "자금 사용 내역을 파악하기 위해 코레스포츠와 직접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계약 때 코레스포츠가 최씨 모녀 소유인 것으로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대표가 독일인으로 돼 있어서 (최씨 모녀 소유인 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최씨 측과 갈등이 커지자 삼성은 승마협회 부회장으로 파견한 이영국 삼성전자 상무를 황성수 전무로 교체하고 선수 육성 프로그램과 관계를 정상화하려 했다. 그러나 최씨측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자 지난 8월로 구입했던 말을 되팔고 모든 거래와 관계를 끊었다. 

삼성전자는 "승마단 소속으로 해당 말을 구입했을 뿐 정유라 개인을 위해 구입한 것은 아니었다"며 "임원이 독일 현지로 가 정유라 외에 선수들이 없는 것을 파악하고 올 8월이후 말을 매각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 말들은 모두 삼성전자 승마단에서 사고 판 것으로 소유는 어디까지나 삼성전자"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은 '비선실세'와 연을 닿기 위해 승마협회장사를 자청하고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가 승마협회장을 맡은 것은 2015년 3월부터다. 이후 코레스포츠를 통해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은 6개월이 지난 2015년 9월 이후다. 

삼성 측은 "승마협회를 맡은 것은 직전 회장사인 한화가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대신 맡아달라는 요청이 와서 수락한 것일 뿐"이라며 "비선실세와 줄을 닿기 위한 것이라면 즉시 지원에 나서지 6개월이나 시간이 걸렸겠는가"고 반문했다. 

이어 "승마협회 내부에 이미 최순실 인맥이 깔려 있어 정유라 외에 다른 선수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안된 것으로 파악한다"며 "최순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였다면 35억원을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갈등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평창올림픽에 지원한 자금은 1000억원에 달하고 중소기업 지원,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까지 더하면 2000억원이 훌쩍 넘는다"며 "비선실세에 적극적으로 줄을 대려 했다면 이보다 더 세련된 방법으로 더 큰 금액을 지원하는 게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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