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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 고3생들 "19일 촛불 들것"…정유라 교육농단 분노

"이렇게 공부해서 뭐하나 허무" "안 나가면 이상해"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김일창 기자, 정재민 기자, 김태헌 기자 | 2016-11-17 19:09 송고 | 2016-11-17 19:10 최종수정
전날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이 초와 피켓을 들고 '최순실 게이트' 관련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1.1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전날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이 초와 피켓을 들고 '최순실 게이트' 관련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1.1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17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끝으로 길었던 입시여정을 끝낸 수험생들이 19일 예정된 4차 촛불집회에 대거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험이 끝난 뒤 만난 고3 수험생들은 상기된 얼굴로 수능이 끝난데 대한 시원섭섭함을 토로하는 한편, 그간 나서기 어려웠던 촛불집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에게도 이른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촛불집회는 화두였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이어 자신과 같은 고3 시절 17일만 출석하고도 명문대학을 간 딸 정유라씨의 '교육농단' 사태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정유라 뉴스 보고 이게 무슨 소용인가 허탈"

서울 여의도고에서 수능을 치른 박모군(18)은 "'최순실 게이트'가 학생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수능 전날인 어제도 친구들과 교실에서 이번주 토요일 집회에 나가자, 말자는 것으로 심각한 토론을 벌였다"고 말했다.
박군은 "저는 이번주에 촛불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조금이라도 나라가 정상화되는 것에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수험생 김모군(18)은 "수능을 준비하다 정유라씨와 관련된 뉴스를 보고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다"면서 "그동안은 시험 준비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말 촛불집회에는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군은 현 세태를 묻는 말에 "초등학생도 대통령을 비판한다면 문제가 있는 나라 아닌가. 국민 모두가 염원하면 우리나라는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양재고에 다니는 권우인양(19)은 최순실·정유라 사태에 대해 "허무하기도 했다. 이렇게 노력해서 무엇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주말에 친구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가기로 했다. 지금은 (집회에) 안 가는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수험생 김모군(18)은 "노력해도 배경이 좋은 사람은 이길 수 없다는 현실에 힘들기도 했다"며 "17일만 출석해도 좋은 대학을 가는 학생과 3년 동안 노력해도 쉽지 않은 나를 비교하기도 했다"고 씁쓸히 말했다.

김군은 "그렇지만 촛불집회 등으로 국민의 목소리가 전해진다면 조금 더 좋은 세상이 올 것 같다"며 집회 참석 의지를 밝혔다.
◇"목소리 내면 나라 바뀔 것" 

어모군(18)은 "이번 사태를 두고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며 "수능이 우선이니 일단 시험에 집중하기로 하고 (시험이) 끝나는 토요일에 가족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촛불집회 참여를 서로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친구 두 명과 함께 시험장을 빠져나오던 신모군(18)은 "지금 너무 피곤해서 참석할지 말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한 친구가 "제가 친구들 끌고 이번주에 꼭 참석할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과외교사 김서연씨(24·여)는 "학생과 저녁을 먹고 촛불집회에 참여할 것"이라며 "평소 학생이 촛불집회에 관심이 많았지만 시험을 준비하느라 직접 참여는 못했다. 오늘을 계기로 학생이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더 심각하게 깨달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험생 최모군(18)은 수능을 닷새 남긴 지난 주말 100만 촛불집회에 참여한 기억을 꺼냈다.
 
최군은 "수능도 수능이지만 온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에도 참여하고 싶었다"면서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에너지를 가지고 남은 시간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군은 "오늘 보신각에서 열리는 수험생 촛불집회부터 다가오는 주말 촛불집회까지 모두 참여할 것"이라며 "내년이면 투표권도 얻게 되니 이번 기회에 정치에 대한 공부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화여고 3학년 박모양(18)은 "실은 지난주 토요일 촛불집회도 광화문에 다녀왔다"며 "이번주도 친구들과 함께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학 논술고사 몰려 변수

다만 같은날 대학별 논술고사와 구술면접 등이 많아 변수가 될 수 있다. 
 
19일 논술고사를 보는 대학은 서강대(자연), 성균관대(인문), 세종대(인문), 숙명여대(자연), 한양대(인문), 경희대(인문·자연1), 단국대(인문), 서울여대, 숭실대, 한국항공대, 가톨릭대 의예과, 울산대 의예과 등이다. 

경기도 고양시 소재 여고에 다니는 이모양(18)은 "박근혜 대통령이 반드시 하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19일 촛불집회에 나가고 싶지만 논술고사가 오후 3시 넘어 끝나 참여하기 어려울 듯 해 속상하다. 그렇지만 26일에는 꼭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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