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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CJ 압박…SKT-CJ헬로 M&A무산도 '최순실 그림자?'

찍힌 CJ, 버틴 SK vs '차은택 동아줄' KT…외풍 없었나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6-11-16 17:55 송고 | 2016-11-17 07:49 최종수정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의 인수·합병(M&A)을 불허하기로 최종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의 모습. 2016.7.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의 인수·합병(M&A)을 불허하기로 최종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의 모습. 2016.7.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청와대가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를 동원해 CJ를 압박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에도 '검은 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공정위가 '말바꾸기' 오명까지 뒤집어쓰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M&A 금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결국 '최순실 게이트'라는 국정농단이 영향을 미친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2013년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CJ그룹 손경식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CJ 이미경 부회장 퇴진을 요구했다는 것은 녹취록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됐다. 이어 2014년 6월, 당시 청와대 김영한 민정수석은 공정위 고위 인사에게 CJ E&M의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라고 압박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청와대의 이같은 요구를 묵살한 노대래 전 공정위원장은 임기를 1년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경질됐다.

민간인 신분이면서 '비선실세' 노릇을 하며 최순실씨가 온갖 정부 정책과 인사에 개입, 국정을 좌지우지한 현 정권에서 청와대가 CJ에 앙갚음하는'사심'을 위해 사정기관까지 동원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방송통신업계에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도 최순실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무산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M&A 자체를 불허할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조건부 승인'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는 시장의 예상을 뒤집는 '금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지'를 결정한 공정위의 설명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는 게 당시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SK텔레콤의 M&A를 필사적으로 반대했던 KT와 LG유플러스도 공정위 결정에 당황했을 정도였다.

8개월간 진행된 공정위 심사도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지난해 11월 2일 M&A를 발표하고 12월 1일 공정위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에 각각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정위가 결론을 내리면 미래부와 방통위가 공정위 입장을 받아 허가여부를 결정하는 게 절차였다. 그런데 공정위는 신청서를 접수한지 8개월이 지난 올 7월에 '금지'를 결정했다. 공정위의 '늑장심사'에 미래부 장관도 궁금해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공정위 금지결정 이유가 모호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유료방송 독과점이 심화될 것이라는 게 공정위가 M&A금지를 결정한 이유였다. 그런데 공정위는 2012년 '합산규제'를 도입할 당시 '다채널 유료방송 시장분석' 보고서를 통해 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케이블TV 지역사업권을 광역화 내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지를 주장하던 권역을 내세워 M&A를 막았으니 스스로 말을 바꾼 셈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케이블업계는 공정위의 '말바꾸기'에 대한 질의서까지 보내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두 회사 M&A를 결사반대했던 KT에 최순실 최측근인 차은택 낙하산 인사가 기용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검은손' 의혹은 더 짙어지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지시로 '차은택 낙하산 인사'인 이동수 전 전무를 영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KT 사외이사 출신인 현대원 서강대 교수가 청와대 미래수석으로 지난 6월 선임된 직후, 7개월 이상 질질 끌던 심사결과가 일사천리로 진행됐을 때도 청와대 외압설 등 추측이 난무했다. 

반면 SK그룹은 최순실측의 80억원 요구를 거절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는 청와대에 찍혀있고, SK는 청와대에 달라는 돈을 주지 않았고 KT는 '차은택 동아줄'을 잡고 있으니 CJ헬로비전 M&A는 될래야 될 수가 없었던 구조였던 셈"이라며 "청와대가 공정위까지 동원하는 현 정권에서 CJ헬로비전 M&A에 외압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황만 있고 정확한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에서 지나친 관측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30억원으로 역제안했는데 그렇다면 이것이 M&A 인가 대가라 할 수 있냐"며 "또 차은택, 최순실이 M&A로 이득도 없는데 왜 개입하겠느냐"고 말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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