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野, 말로만 '탄핵' 왜 주저하나…국정공백·朴대통령에 면죄부?

與 이탈표 없이는 국회 탄핵 가결도 큰 부담
대권주자 이해관계도 변수

(서울=뉴스1) 조규희 기자 | 2016-11-16 16:24 송고 | 2016-11-16 17:27 최종수정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여론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하야를 촉구하는 가운데 야권이 '대통령 탄핵' 카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 퇴진을 촉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대통령의 거부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법적 절차에 따른 탄핵밖에 없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등 야권은 국민여론이 탄핵까지 수용할지, 탄핵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생기는 국정공백, 대통령 면죄부 주기 등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우선, 현실적으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를 가결하기 위한 재적의원 3분의 2이상(200명)을 채우기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이 모두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더라도 171표에 그쳐, 모자라는 29표를 새누리당에서 가져와야 한다.

야권은 새누리당 내 비박계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뜻 동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의 국정공백도 주저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탄핵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국정공백이다. 국회부터 시작해 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 이론상으로도 최저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탄핵이 진행되는 동안 공식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면 지금과 다를 바 없는 국정정지 상태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국회에서 탄핵이 통과되면 현재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기 때문에 야권에서 요구하는 국정쇄신은 불가능하게 된다. 

 
 

또한 탄핵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청와대와 여당에게 정국 수습의 기회와 시간을 제공한다는 우려도 작용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헌재로 넘어가는 시점부터 최장 6개월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청와대와 여당이 가만이 있겠느냐. 수습의 기회만 제공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영하 변호사가 대통령의 검찰조사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말한데 대해 "청와대가 오히려 탄핵을 유도하며 시간 끌기가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신 교수는 "실제로 국회에서 탄핵이 통과돼도 최종판단을 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대법관 9인중 6인 이상이 찬성해야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지만 보수 성향이 강한 현 헌재 대법관 구조상 다소 탄핵 찬성쪽으로 기울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헌재에서 탄핵 반대 의견이 결정되면 사실상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이라 상대적으로 궁지에 몰렸던 청와대나 여당은 다가오는 대선 정국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일각에는 법적으로 혐의가 드러난 것도 없지 않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순실 국정운영 개입 관련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아직 검찰은 최순실씨의 공소장을 작성하지 않았다.

오는 19일 공소장에 적시될 내용이 주목되는 이유다. 공소장에 박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 관련 범죄에 혐의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다면 탄핵 요건을 더욱 분명하게 갖추게 된다. 

검찰의 공소장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다하더라도 여야 합의로 시행되는 특별법에 의한 특검이 오는 12월에 가동되지만 결과 발표는 내년 4월 이어서 탄핵 시기도 현재는 이르다는 것이다.

내년 12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와 유력한 대권주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탄핵을 주저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국의 수습책으로 제기되는 '조기 대선'의 경우 탄핵이 진행될수록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또 다른 이유로 유력 대권주자가 탄핵추진에 대한 입장이 부정적이라 정당이 탄핵을 주저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 후보는 탄핵을 조심스러워한다. 박 대통령이 내년까지 임기가 정상적으로 가고 대선이 정상적으로 치러지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의 선거구도를 만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playingjo@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