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일문일답] 문재인 "朴, 압도적 하야 민심 겸허히 수용해야"

"조건 없는 퇴진 선언 때까지 퇴진운동 전개"
"탄핵 절차까지 밟게 한다면 나쁜 대통령 되는 길"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016-11-15 16:33 송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6.11.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6.11.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장 명예로운 방법은 민심을 그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질서있는 퇴진 방법을 제시하고 본인도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박 대통령 퇴진 방향에 대해 즉각적 하야, 2선 후퇴, 임기 보장 퇴진 등 거론되는 방식이 많다. 문 전 대표의 견해는 어떤가.
▶우선 대통령이 조건없는 퇴진 선언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언을 하면 이어 질서 있는 퇴진의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 지금 단계에서 제 개인적 생각을 먼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10일 전에 이미 박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고 서명운동을 진행 중인데 퇴진운동은 어떤 방식으로 하나.
▶다양한 방식의 퇴진 운동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다른 야당,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지역까지 함께 하는 운동이 돼야 한다. 또 다른 대권주자들과 논의하고 힘을 모아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퇴진운동과 관련해 다른 당 지도부나 대선주자와의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 오늘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비상시국기구를 언급했는데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인지.
▶그렇다. 어제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철회하는 과정을 통해 얻은 소득이 있다면 야권 전체, 그리고 시민사회와 함께 공조해 나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단 것이었다. 그래서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그런 자세를 다시 새긴 것이다. 추 대표의 제안도 제 것과 취지가 다르지 않다.
-오늘 퇴진운동 하겠다는 발언은 국민의 한사람, 민주당 대선후보, 민주당 전 대표 등 어떤 자격으로 말한 것인지.
▶저는 그 모든 것이 복합된 문재인이다. 어떻게 나눌수 있겠나.

-퇴진운동의 마지노선을 언제로 보고 있는지.
▶퇴진운동은 박 대통령이 조건없는 퇴진을 선언할 때까지다.

-퇴진운동에도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탄핵까지 염두에 둔 것인지.
▶지금은 탄핵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국민의 압도적 민심은 즉각적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하야까지도 스스로 결단하지 못해 탄핵 절차까지 밟게 한다면 그야말로 나쁜 대통령이 되는 길이다. 국민이 아무리 하야를 요구해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마지막 법적 수단으로 남는 것이 탄핵 절차가 될 것이다.

-신중론에서 강경 기조로 바꿨다는 느낌이 든다.
▶지난 토요일 압도적인 하야 민심이 확인됐고, 어제까지 그에 대한 대통령의 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오늘이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표명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뒤늦게 결심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조기 대선과 관련한 의견은.
▶조기대선은 제가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려운 대목이다. 어쨌든 대통령 퇴진이 결정되면, 그리고 그에 따라 질서있는 퇴진 방안이 논의될 때 그 속에서 함께 논의될 문제라고 본다. 

-문 전 대표가 생각하는 책임총리, 과도내각을 구성할 총리의 자세는.
▶저는 원래 질서있는 퇴진 방법을 제시했는데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총리 한사람 임명하면서 거기에 의견 반영하겠다는 정도로, 그것을 거국중립내각이라고 우기고 나섰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제시한 방안이 국민에게 거부당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총리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 것을 말할 단계는 지났다.

-전날 추 대표의 행동은 여론을 인식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본인도 이미 사과했듯 우리가 반성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야권과의 공조, 시민사회와의 공조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추 대표가 생각했던 경로와 다르지만, 민주당 의총에서 퇴진 당론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또 하나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어제 추 대표 영수회담으로 SNS상에서 문 전 대표도 함께 관여되지 않았나 해서 시끄러웠다.
▶추 대표가 단독 영수회담 제안과 관련해 저와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 논의가 필요하다면 최고위원들이나 원내 중진들과 논의할 일이다. 추 대표는 모든 대권주자들을 똑같이 대우한다는 입장이다. 저와 논의한다면 다른 분들과도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 전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며 쓴소리를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였나.
▶당내 많은 생각이 있다. 광장을 중시하는 분, 국회라는 정치의 장을 중시하는 분, 시민과 함께 하는 것이 급하다고 생각하는 분, 신중하게 생각하는 분, 몸이 가벼운 분, 몸이 무거운 분 다양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들이 함께 이렇게 어우러지면서 당이 합리적인 방향을 잡아나간다고 생각한다.

-4·13총선 때 광주에서 민심을 잃으면 대선 후보 사퇴하고 불출마 선언하겠다, 나아가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었는데.
▶광주호남 민심의 지지가 없다면 제가 대선도 포기할 것이고 정치도 그만둘 것이란 부분은 지금도 유효하다. 저는 야권을 대표하는 대선후보가 돼서 정권교체하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 야당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광주호남에서 지지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나. 광주호남 민심의 지지를 받고자 하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된다.

-개헌 논의가 한창 진행되다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중단됐다. 적절한 개헌 시기는.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헌법에는 손볼 대목이 많고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개헌을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 개헌을 논의하게 되면 국면의 전환을 초래해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원로들을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을 보면 안쓰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도 앞둔 박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호소할 말이 있는지.
▶그런 심정들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지금 박 대통령에게 가장 명예로운 방법은 국민의 민심을 그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퇴진하더라도 국정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질서있는 퇴진 방법을 제시하고 거기에 본인도 협력하는 것이다.


parks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