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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發 태풍'에 충북 유력인사들 ‘시련의 계절’

반기문·이원종·이영복 고개 숙여…친박 의원들 '좌불안석'

(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2016-11-14 11:44 송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일 (현지시간) 뉴욕 시프리아니 월 스트리트에서 열린 15회 엘튼 존 에이즈재단의 영원한 희망 모금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일 (현지시간) 뉴욕 시프리아니 월 스트리트에서 열린 15회 엘튼 존 에이즈재단의 영원한 희망 모금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고개 숙이는 충북 인사들이 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피해자”라고 두둔했던 이원종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낙마한데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최순실’ 불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국내 최고층 주상복합단지의 개발사업과 관련한 비리 혐의로 구속된 엘시티(LCT) 이영복 회장(66), 검찰 내 ‘우병우 사단’ 의혹이 제기된 윤갑근 특별수사본부 팀장 등도 비슷한 맥락이다.

반 총장 음성, 이 전 실장 제천, 이 회장과 윤 팀장은 청주 출신이다.

◇ 최순실 게이트로 대선 지지율 ‘뚝’ 반기문 총장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금의환향할 것으로 알려진 반 총장은 ‘최순실’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반 총장은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한 달 만에 6%포인트 이상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 총장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는 21%로 2위인 문재인 전 대표(19%)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둘째 주 조사에서 27% 지지율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할 때 그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는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려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주 열린 1호 팬클럽인 ‘반딧불이’ 창립총회도 당초 예상과 달리 15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출범했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야권 합류 개연성 등 정치적 진로 변화를 예상하는 시나리오가 나돈다.

◇ 이원종 전 실장 ‘행정의 달인’ 이미지 퇴색

이 전 실장의 추락은 예고된 참화라는 뒷말을 낳고 있다. 그는 지난 달 2일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임명된 지 5개월 보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꼽은 역대 최고의 시장으로, 그의 이름 앞에는 ‘행정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이 실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뒤 ‘봉건시대’ 발언으로 여론의 웃음거리가 됐다. “박 대통령도 피해자”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해운대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500억원 이상의 회삿돈을 빼돌린 후 잠적한 엘시티(LCT)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6)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서경찰서에서 부산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2016.11.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해운대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500억원 이상의 회삿돈을 빼돌린 후 잠적한 엘시티(LCT)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6)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서경찰서에서 부산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2016.11.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이영복, 전방위 로비 의혹 베일 벗나

500억원이 넘는 회삿돈 등을 빼돌린 혐의 구속된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도 최순실 정국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 회장은 월 1000만원이 넘는 곗돈을 넣는 계의 계원으로 수배 중에도 곗돈을 내기도 했다. 최순실씨도 이 계 회원이다.

검찰은 엘시티 사업을 둘러싼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고위 인사들의 관련성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빼돌린 회삿돈의 사용처, 엘시티 인허가와 자금조달, 정권 실세나 유력 정·관계 인사들에게 금품 로비를 했는지 등 특혜 의혹 전반도 살피고 있다.

◇ 충북 친박 정우택, 박덕흠 vs 경대수, 이종배

친박계 4선 중진인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은 최순실 파문이후 박대통령에 대해 가장 우호적인 의원으로 꼽힌다.

정 의원은 지난 9일 야3당이 대통령의 '국회의 총리 추천'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 "시꺼먼 권력야욕의 더러운 발톱을 언제 꺼낼지 눈여겨보고 있던 차였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공격의 선봉에 서고 있다.

지난 주 보수단체가 주최한 ‘박근혜 대통령 하야반대’ 집회에 새누리당 의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참석해 "대통령 하야는 나라를 구렁텅이에 빠트리는 것이라며, 끝까지 대통령 하야를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선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은 13일 열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친박 주도의 지도부와 궤를 함께했다. 그는 재선의원 모임 간사도 맡았다.

반면 경대수·이종배 의원은 같은 시간 열린 김무성 전 대표가 주도하는 비상시국회의 참석해 친박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초선인 권석창 의원(제천·단양)은 광화문 촛불집회가 열린 날 친박 골프회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권 의원은 지난달 29일 친박 의원들을 초청해 단양의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이들이 골프를 친 날은 서울 광화문에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열린 날이어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윤갑근 특별수사본부 팀장도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별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그는 수사 착수 79일 만에 우씨의 자택수색에 나서 ‘뒷북 수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우 전 수석 소환 조사 과정서 후배 검사들 앞에 두고 팔짱을 끼고 웃고 있는 우씨의 사진이 포착돼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최순실 사태이후 언론에 오르내리는 충북 인사들이 많다. 대부분 비판적인 내용들이어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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