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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차은택, 밀라노엑스포 '10억 영상' 하청업체 직접 선정

하청업체 2곳 추천해 수의계약…모두 차씨와 관련 있는 업체
차씨 '무계약 무보수' 예술감독…"뒷돈 챙겼을 가능성 의심"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6-11-11 17:00 송고 | 2016-11-11 17:39 최종수정
'비선실세' 최순실의 핵심 측근인 차은택이 11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전날 그동안 착용했던 가발을 벗었던 차은택은 이날 삭발한 채 영장심사에 출석했다. 2016.11.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의 핵심 측근인 차은택이 11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전날 그동안 착용했던 가발을 벗었던 차은택은 이날 삭발한 채 영장심사에 출석했다. 2016.11.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정농단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최측근 차은택씨가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의 전시·영상 예술감독으로 일하면서 위탁대행사의 영상 제작 재하청업체 선정 과정에 직접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11일 관련 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차씨는 2015년 5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의 전시·영상을 담당하는 예술감독 역할을 하면서 전시 위탁대행사인 A사에 영상 제작 용역 재하청업체 두 곳을 모두 자신이 직접 추천했다. A사는 차씨가 추천한 두 곳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총 10억원 규모의 영상 제작 재하청을 줬다.
영상 제작 용역업체 두 곳 중 한 곳은 차씨가 2014년 박근혜 대통령 참석 행사의 영상제작 예산을 재하청방식으로 따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 '엔박스에디트'와 주소가 같은 업체다. 또 다른 한 곳은 차씨가 2014년 융복합예술축제인 '파다프'(PADAF)에서 제작한 뮤지컬 '원데이'의 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회사다.

차씨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업체가 그의 추천에 따라 영상 제작 하청에 참여하면서, 차씨가 밀라노 엑스포 관련 이권에 직접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차씨가 자신과 관계됐던 업체를 직접 추천해 계약을 맺도록 도와준 만큼 이권 개입 가능성에 관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또 "차씨가 '무보수 재능기부'로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의 예술감독으로 일했다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설명한 만큼, 하청업체 선정 과정에 개입해 뒷돈을 받았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씨(47)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2016.11.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씨(47)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2016.11.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전시 위탁대행사 A사에서는 "준비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차씨가 예술감독으로 일했던 만큼 전시에 필요한 영상에서도 예술감독의 의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영상 제작 업체를 추천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A사 관계자는 "차씨가 추천한 업체의 전시 영상 품질은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당시엔 별다른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관 운영 실무를 맡았던 한국관광공사는 "코트라에서 공모를 통해 계약한 위탁대행사 A사의 재하청 계약 관계까지는 모두 알지 못한다"며 "다만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한 비용 집행을 조사한 결과, 규모가 부풀려진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규정상 A사는 공모로 선정됐지만, A사가 재하청을 주는 용역은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차씨는 정부 측과 정식 계약도 없이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의 예술감독으로 일했는데, 이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 전 고위 관계자는 "준비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김 전 장관이 차씨를 직접 추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차씨가 예술감독 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사양해, 정식 계약 없이 무보수로 일했다"고도 했다.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은 2011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준비를 해오다 2014년 10월31일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주무부처가 산업부에서 문체부로 이관됐다. 주관기관은 코트라에서 한국관광공사로 바뀌었다. 차씨는 같은 해 11월부터 한국관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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