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명동점 10층에 위치한 존 제이콥스 매장 위치도(빨간색 사각형). 신세계는 "청와대에 납품한 경력을 참고해 먼저 입점을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News1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60)와 연이 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 화장품 브랜드 '존 제이콥스'가 서울 시내 면세점 입점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존 제이콥스는 청와대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가 즐겨 찾은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의 처남인 박휘준씨가 대표로 있는 중소 화장품 업체다. 존 제이콥스를 입점 시킨 업체들은 중소기업 육성 차원에서 매장을 연 것일 뿐 특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해명하고 있다.   1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존 제이콥스는 올해 5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7월에는 신라면세점 서울점에 각각 입점했다.

신세계의 경우 올해 5월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10층 면세점에 여타 브랜드들과 함께 소규모 매장 형태로 입점해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존 제이콥스는 앞서 2월 청와대에서 설 선물로 사용해 언론에 보도된 브랜드였다"며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브랜드라고 판단하고 우리 매장구성(MD) 직원들이 먼저 제이콥스에 제안해 입점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특허 취득에 따라 대규모 면세점을 열면서 매장을 채우느라 애를 쓰고 있던 상황"이라며 "존 제이콥스의 경우 중소기업이어서 상생의 의미도 있는 데다 요즘 잘 팔리는 국산 화장품 브랜드라는 점에서 입점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판단한 때문이지 절대 누군가로부터 압력을 받았거나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고 적극 해명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경우 면세점 1층 입구에 존 제이콥스가 입점해 있다. 입구에서 매장 쪽을 바라봤을 때 좌측에는 루이비통, 우측에는 에르메스 매장이 위치해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존 제이콥스 6개월간 테스트 단계에 있었다"며 "보통 테스트 매장은 3~6개월 간 운영해 본 뒤 실적에 따라 지하 1층이나, 지상 2층에 본 매장 개점 여부를 결정하는 데 존 제이콥스도 다른 매장과 같은 절차를 밟고 있었지 결코 특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쟁사인 신세계에 먼저 입점해 있었는데 혹시나 존 제이콥스가 잘 팔릴 수도 있다고 보고 MD 직원들이 입점을 하게 한 것"이라며 "그러나 존 제이콥스의 판매 실적이 부진해 본 매장 오픈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와 호텔신라의 해명을 종합하면 존 제이콥스가 면세점의 상생 기여도를 판단하는 중소 브랜드 인데다가 지난 2월 청와대 선물로 선정돼 쓰인 유명세를 탄 이점도 있어 입점 시켰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존 제이콥스의 입점에 석연치 않은 면이 적지 않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청와대 선물로 쓰였다고 하더라도 브랜드 평판이나 매출 규모 등을 깡그리 무시하고 입점 시킬 수 있겠느냐"며 "중소화장품 브랜드가 6000개나 되는데 그중 존 제이콥스가 신라면세점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사이에 매장을 여는 쉽지 않은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팝업형태라고 주장하는 매장이라고 할지라도 일단 접수된 수천개 업체 사업제안서에서 일부를 추리고 인터넷 면세점 테스트를 거쳐 매장 오픈을 결정한다"면서 "존 제이콥스가 제품 생산능력이나 매출 규모면에서 과연 경쟁사들을 제치고 매장을 낼 수 있을 정도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신라면세점 서울점 존 제이콥스 옆에 나란히 위치한 파파레서피의 경우 면세점 한 곳의 매출 규모만 수십억에 달한다. 이에 반해 존 제이콥스는 매출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2014~2015년 존 제이콥스 생산실적은 연간 수 십, 수 백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세점 서울점 내 존 제이콥스 매장 위치도(빨간색 사각형). 신라면세점은 "신세계의 입점을 참고해 매장을 오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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