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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멘붕'시민들 "3차대전 오나…최순실 묻힐라"

"내년 대선도 미국처럼 포퓰리즘으로 흐를까" 걱정
주가 폭락, 환율 급등에 "주식 팔고 금 샀다"

(서울=뉴스1) 사건팀 | 2016-11-09 16:38 송고 | 2016-11-09 17:19 최종수정
미국 공화·민주 양당 대통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 AFP=뉴스1
미국 공화·민주 양당 대통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 AFP=뉴스1
8일(현지시각) 미국 대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행(行)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국민도 충격에 휩싸였다.  
 
그간 주한미군 철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주장한 트럼프의 당선으로 한미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안보와 대북관계의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9일 정오를 전후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는 외신 보도가 타전되기 시작했지만 개표 초반이라 '설마'하는 반응이 많았다.
 
점심식사 중 TV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직장인 이혜정씨(39·여)는 "같이 밥을 먹은 직장 동료도 계속 '진짜? 진짜?' 되물었다. 미국 유권자들이 성추문에 인종차별에 문제가 많은 사람을 왜 뽑을까 싶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됐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차츰 승기를 굳히면서 국익, 나아가 국제 정세에 대한 걱정이 터져나왔다.

양천구 거주 직장인 박모씨(28)는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 된다는 기사를 보고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다"며 "'막말'을 일삼고, 안보나 외교 등은 강경한 정책을 채택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미 대선 결과 윤곽이 드러나면서 코스피 등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달러 환율이 치솟았다. 박씨는 "벌써 코스피 지수가 엄청 빠지는데 주식하던 동료들 여럿이 한숨 쉬는 걸 봤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씨(24·여)는 "언론의 예측이 다 틀렸다는 게 충격이다. 주변 친구들도 다 믿지 못 하겠다는 분위기"라며 "각종 스캔들에 막말 파문 일으킨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다니, 내년에 있을 우리나라 대선도 미국처럼 포퓰리즘으로 흐를까 우려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빈민 백인 남성을 타깃으로 한 트럼프가 승리했다는 분석을 봤는데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 않나. 똑같이 흐를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주부 이모씨(35·여)는 "미국 국민 스스로가 그간 모든 나라와 인종 등을 포용하는 데 지친 것 같다"며 "트럼프는 그런 미국민의 마음을 잘 파고든 것 같다. 격한 말과 선정적인 공약이 쏟아졌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영주권을 받아 직장을 다니는 최모씨(34·여)는 "이러다 3차 세계대전이 터지는 것 아니냐"며 "믿기지 않는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 주변 한인들도 당황스럽다는 반응 뿐이다. 4년이 빨리 지나가길 빌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직장인 안모씨(35)는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했는데 어버이연합 같은 보수세력들이 그 앞에 드러눕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미군부대 근처 땅을 살 걸 그랬나 싶다. 미국도 참 답이 없다"고 자조적인 반응을 내놨다. 
 
9일 공화당 미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News1 임세영 기자
9일 공화당 미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News1 임세영 기자

발빠르게 위험자산을 정리하고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동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2)는 "회사에 있다가 트럼프 당선 확률 80% 기사가 뜨는 걸 보고 바로 금을 샀다"며 "일단 200정도 샀는데 두고 보다가 더 살 의향도 있다. 1000만원 정도 넣어뒀던 주식 계좌는 다 처분했다"고 말했다. 
 
이단아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메가톤급 이슈에 국내 현안이 뒤로 밀릴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대학생 김성욱씨(26)는 "지금 남의 나라 걱정을 할 때인가"라며 "이런 이슈로 현재 당면한 최순실 게이트 등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묻힐까 오히려 그게 걱정"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성모씨(44)는 "언론으로 힐러리가 무난히 승리할 것이란 보도들만 보다가 막상 개표를 해보니 트럼프가 유력하다는 소리에 놀랐다"며 "결국 우리나라 언론들이 또다시 자신들이 믿고 싶은, 미는 후보 만을 보도한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당장 우리나라에 국방이나 경제 등 타격이 올 수 있으니 문제가 되는 것 같지만 남의 나라 일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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