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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기때마다 홍역… KT·포스코 이번에도 최순실로 얼룩

KT는 차은택측 인사개입·광고 몰아주기로 홍역
포스코는 매각한 광고회사 차씨측 강탈 의혹으로 홍역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6-11-13 16:19 송고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광고감독 차은택씨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6.11.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광고감독 차은택씨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6.11.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정권교체기때 마다 홍역을 치른 KT와 포스코가 이번에도 최순실 게이트로 얼룩을 남기게 됐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해왔다는 차은택의 광고이권 개입이 KT와 포스코에 집중된 것이 우연이 아니란 지적이 나온다. 
두 회사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된 기업으로 지배구조가 불안정해 정권이 바뀔때마다 CEO가 바뀌거나 스캔들에 연루되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에도 최순실게이트로 화를 비켜가진 못했다.

◇포스코 광고 계열사 매각 뒤에 구설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대기업 총수들이 연이어 소환된 가운데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가장 먼저 소환됐다. 
권회장은 최순실씨 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 측에서 포스코가 매각한 광고업체 지분강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밤샘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검찰은 권 회장에 대해 출국 금지조치도 취했다.

포스코는 광고 자회사를 매각한 뒤 구설수에 휘말렸다. 포스코는 포레카란 광고대행 자회사를 2015년 8월 컴투게더란 중견 광고업체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27억원 규모였고 포스코는 연간 100억원의 광고를 보장해줬다. 포스코는 당시 구조조정 과정이었고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광고대행사를 매각했다. 포레카는 매각 뒤 컴투게더PRK로 사명을 변경했다. 

컴투게더PRK는 이후 차은택과 연루된 강탈 시도 의혹을 폭로했다. '차씨의 측근으로부터 포레카의 지분 80%를 (차씨 측에게) 넘기지 않으면 껍데기만 남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포레카 매각 결정이 차씨에게 이권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검찰은 의심학 있다. 컴투게더PRK는 올해 들어 포스코 관련 매출이 8100만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하며 차씨 측의 협박이 어느정도 현실화된 것이란 정황도 소개했다. 연간 100억원의 광고 보장 물량을 받지 못해 회사 경영이 어려워졌고 이는 차씨 측근의 압력이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의혹을 부인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광고 집행이 중단된 상태였으며 100억원의 광고 보장은 계약대로 집행된다"며 "100억원의 보장 금액 집행 기간은 7월부터 이듬해 6월의 기간으로 내년 1월에 신규 광고가 집행될 예정이며 관련 광고 제작도 컴투게어PRK를 통해 이미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KT 차은택 연루 회사에 광고 11편 발주 

KT 역시 외풍을 이번에도 피해가지 못했다. KT는 지난 2~9월 사이에 24편의 영상 광고를 공개했고 이중 11편을 차씨와 연관된 회사를 통해 제작했다. 

6편은 차 씨의 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가 맡았고 5편은 차 씨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불거진 광고 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가 수주했다. 신생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가 KT 광고를 잇달아 따낸 것을 두고 업계에선 의문을 제기해 왔다.

검찰은 차씨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통해 자산의 측근을 KT임원으로 앉힌후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KT는 "업계 관행에 따라 KT는 광고대행사와 직접 계약을 맺을 뿐 제작 및 연출의 선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며 "또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계약은 연간 단위로 광고대행사와 제작사의 계약은 케이스별로 진행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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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압력에 노출 KT·포스코의 지배구조가 원죄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가 완료됐다. 이후 KT 회장직은 줄곧 외부 인사가 자리매김했다. 이명박 정부시절 수장에 오른 이석채 전 회장은 횡령·배임혐의로 대규모 압수수색을 동반한 고강도 수사가 이뤄졌었다. 전임 이석채 회장은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수십명의 임직원이 무더기로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결국 2심에서 이 전 회장은 일부 횡령만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현행 황창규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지식경제부R&D 전략기획단장을 하다 KT 회장이 됐다. 낙하산 인사 배제원칙을 세웠지만 결국 권력의 외압을 비켜가지 못했다. 

포스코는 최근엔 내부 인사가 회장으로 승진하는 관례는 생겼다. 하지만 정권 교체기엔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유상부 전 회장(1998년3월~2003년3월)은 노무현정부 출범 직후 사퇴했고 후임인 이구택 전 회장(2003년3월~2009년1월)은 로비혐의로 수사받다가 자진사퇴했다. 권 회장의 전임인 정준양 전 회장(2009년1월~2014년3월)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끝에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정치 상황에서 모든 대기업들이 정치권의 외압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주인없는 회사로 사실상 공기업이나 다름없이 해석되는 KT나 포스코는 그 정도가 더 셀수 밖에 없다"며 "KT나 포스코 등이 차은택과 연루된 것은 단순오해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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