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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황태자'에서 구치소 피의자로…광고감독 차은택은 누구

뮤직비디오·CF 연출로 스타덤 올라
현 정부서는 문화 정책·사업까지 좌우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6-11-08 22:38 송고 | 2016-11-08 22:46 최종수정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씨(47)이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 2016.1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씨(47)이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 2016.1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현 정부 문화 정책을 좌지우지 했던 광고감독 차은택씨(47)가 결국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됐다.

최순실 의혹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한 차씨를 공동강요 등 혐의로 체포했다.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 측근으로 알려진 차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진 후 계속 국외에서 체류하며 검찰의 조사를 피해왔다.
1997년 가수 이민규의 '아가씨'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차씨는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사이 수많은 발라드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승환의 '당부', 브라운아이즈의 '벌써1년', 김장훈의 '난 남자다' 등 차씨가 제작한 뮤직비디오는 대중에게 매우 익숙한 작품들이다.

차씨는 2000년대 이후 '2% 부족할 때', 삼성 애니콜 휴대폰 광고였던 이효리의 '애니모션' 등 광고를 제작하면서 광고감독으로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뮤직비디오 작업을 재개한 차씨는 빅뱅의 '거짓말', 이효리의 '유고걸' 등 히트작들을 연달아 쏟아냈다.
차씨는 2001년과 2005년, 2006년 골든디스크 뮤직비디오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2년에는 칸 국제광고제 뉴미디어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재능을 인정받기도 했다.

차씨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현 정부 들어 최씨와 인연을 맺으면서부터다.

차씨는 연예계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던 최씨 조카 장시호씨로부터 최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씨 셋째 언니 최순득씨의 딸인 장씨는 현 정부의 또 다른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다.

차씨는 지난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임명됐다. 또 이듬해 4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내면서 국내 문화 정책을 주무르는 '큰 손'으로 등장했다.

차씨가 승승장구하기 시작하면서 차씨 주변 인물들도 연달아 요직에 올랐다.

차씨가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된 후 공교롭게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당시 홍익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석 달 뒤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올랐다.

또 차씨를 광고감독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송성각씨(58) 역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 취임했다. 송 전 원장은 제일기획에서 근무할 당시 차씨에게 '애니모션' 광고를 맡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차씨는 자신을 성공시켜준 데 대한 '보은'으로 송 전 원장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자리에 앉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씨 회사 역시 승승장구했다. 차씨 실소유 의혹이 제기된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는 설립 1년도 안 된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국 순방 당시 사물놀이, 비보잉 등 행사 연출사업을 따내 그 배경에 의혹이 일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현대자동차그룹 광고를 무려 6편이나 제작했고 차씨 소유 회사인 아프리카픽쳐스 역시 KT의 TV 광고를 다수 제작했다. 여기에도 차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있다.

특히 차씨는 지난해 10월 설립된 미르재단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재단을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씨가 미르재단을 실제로 운영했고, 의사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회장님'이라고 불렸던 최씨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에 오른 김형수 연세대학교 교수는 차 감독의 대학원 은사였다. 이사진에 포진해 있는 인물 대부분도 차씨와 '인연'이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각종 문화 관련 정책과 국책 사업에 개입하는 등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던 차씨의 말로는 결국 '구치소'가 됐다. 검찰은 송 전 원장과 함께 을 넘기라고 요구한 혐의가 있다며 차씨를 8일 인천공항에서 체포했다. 차씨의 '은인'인 송 전 원장도 이 범행의 공범으로 지난 7일 체포됐다.

검찰은 미르재단,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 관련 의혹 등 차씨를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서도 사법처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차씨는 이날 귀국하면서 "저 하나로 물의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정말 이번 기회에 많이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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