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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측근 송성각 체포…차은택 압박하는 檢 수사

"최씨 측과 접촉 중…구체적 날짜는 아직"
'문화융성' 핵심 '문화창조융합벨트'도 개입 의혹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16-11-08 15:46 송고 | 2016-11-08 16:06 최종수정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에 체포된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6.1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에 체포된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6.1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최순실씨(60)의 국정농단 사건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또 다른 '비선실세'로 꼽히는 CF 감독 차은택씨(47)의 측근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58)을 체포하면서 차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차씨가 중국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검찰은 차씨가 입국하는 대로 신병을 확보해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씨의 영향력을 발판삼아 차씨는 송 전 원장을 비롯한 자신의 측근들을 정부 문화정책 분야 고위직에 임명되게 한 후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개입하고, 각종 이권사업을 따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인 7일 오후 9시40분쯤 송 전 원장을 뇌물, 공동강요 혐의로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검찰은 같은 날 차씨가 실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 김홍탁씨도 소환 조사하는 등 차씨를 둘러싼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차씨의 광고계 선배로 알려진 송 전 원장은 차은택 인맥의 핵심으로 꼽힌다. 송 전 원장이 제일기획 제작본부장 시절 CF 감독이었던 차씨에게 광고 제작을 맡기는 등 서로 도움을 주면서 인연을 쌓았고, 차씨의 입김으로 송 전 원장이 차관급인 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원장은 차씨 측이 광고업체 대표를 협박, 회사를 강탈하려는 시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포스코계열 광고회사(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업체 C사에 지분 80%를 넘기라고 회유·협박했다는 것이다. 송 전 원장이 이 과정에서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업체는 물론 광고주까지 세무조사를 받게 하겠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광고사 강탈 시도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구속된 상태다.

송 전 원장은 또한 공사 수주 대가로 3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차은택씨가 대표로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프리카픽쳐스. (뉴스1 DB)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차은택씨가 대표로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프리카픽쳐스. (뉴스1 DB)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송 전 원장은 콘텐츠진흥원장으로 있으며 차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있다. 콘텐츠진흥원이 45억원을 지원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장 LED 기술 프로젝트에 송 전 원장이 대표로 있던 '머큐리포스트'가 주축인 컨소시엄이 선정됐는데, 이곳은 차씨 소유의 유령회사로 알려진 엔박스에디트와 주소지가 같다. 엔박스에디트는 논란이 된 '늘품체조' 동영상을 하청받아 제작한 회사다.

차씨가 송 전 원장에게 '문체부 장관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송 전 원장은 차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31일 사표를 냈다.

차씨의 인맥은 청와대로도 확대됐다. 차씨는 지난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임명됐고, 이듬해 4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냈다.

차씨가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된 후 공교롭게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당시 홍익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석 달 뒤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오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됐다는 의혹을 받는 미르재단의 초대 이사장에 오른 김형수 연세대학교 교수도 차씨의 대학원 은사다.

차씨가 정부의 각종 문화 관련 정책에 관여하고, 관련 국책 사업을 따낸 배경에는 김 전 장관, 김 전 수석 등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실제 플레이그라운드는 설립한 지 1년도 안 된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국 순방 당시 사물놀이, 비보잉 등 행사 연출사업을 수주했다. 플레이그라운드와 차씨가 대표로 있는 아프리카픽쳐스는 이 시기 현대자동차그룹과 KT등 대기업 광고 등을 제작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박모 현대자동차 부사장(59)을 이날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플레이그라운드를 비롯해 차씨의 회사 아프리카픽쳐스, 엔박스에디트 등 3곳도 압수수색했다.

이외에도 차씨가 개입한 정부 문화 관련 사업으로는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있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국정기조에 따라 문체부가 추진하던 핵심 사업이다. 이 사업은 융합형 인재양성, 아이디어의 구현과 창업, 해외진출까지 긴밀하게 연계되는 문화콘텐츠산업의 생태계 조성이 목적으로 사업 담당 기관은 콘텐츠진흥원이었다.

문화콘텐츠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문화창조벤처단지를 비롯해 △문화콘텐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문화창조아카데미 △문화콘텐츠 기획을 위한 문화창조융합센터 △문화콘텐츠 소비·구현 거점인 케이(K)팝 공연장, K컬처밸리, K익스피리언스 등 6개 주요 거점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최씨와 차씨가 개입했다는 의심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문체부는 이 사업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4년 2월 문화창조융합센터로 시작한 문화창조융합벨트에는 지난해 13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올해에는 문화창조벤처단지와 문화창조아카데미가 개설되면서 총 1053억원이 들어갔다. 내년에도 관련 예산이 모두 1278억원 책정돼 있었다. 오는 2019년까지 약 7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었다.

차씨는 변호인을 통해 이르면 9일 입국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차씨 소환을 위해 차씨 측과 계속 접촉 중인 상태"라며 "하지만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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