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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코스닥? 악재에 속수무책

정권 말 동력 잃고 실적도 부진…매수 지지세력 없어
"종목별 소개 늘리고 기금운용본부 독립해야" 지적도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2016-11-08 14:49 송고
31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닥지수가 전날보다 15.49포인트(2.42%) 내린 624.68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증시는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내 정세 불안 등으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2016.10.3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31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닥지수가 전날보다 15.49포인트(2.42%) 내린 624.68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증시는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내 정세 불안 등으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2016.10.3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침체한 국내 증시 흐름 속에서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유독 세찬 풍파를 맞고 있다. 매수 지지세력이 없어 악재에 크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지만, 종목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변화하거나 연기금의 중·소형주 배분을 늘리지 않는 이상 단기간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

8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8월 중순 이후 코스피가 3.0% 하락했지만, 코스닥은 10.7%가 하락했다. 수급주체 간 상관계수가 코스피는 외국인 0.85, 기관 -0.75, 개인 -0.88로 나타났지만, 코스닥은 각각 -0.13, 0.16, 0.16으로 낮았다. 상관계수가 양으로 높으면 해당 주체가 매수하면 지수가 오르고, 음으로 높으면 지수와 역의 관계를 갖는 것으로 풀이한다.
김형래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에 따라 반응하는 반면 코스닥은 지수를 이끄는 주체가 없다"며 "코스닥은 어떤 매수 주체도 상승을 견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 낙폭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 '큰손'인 국민연금의 외면을 받는 점도 지수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초부터 8월까지 코스피 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을 각각 968억원, 3615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형주 순매수 규모는 9343억원에 이르렀다.

국민연금의 투자 패턴은 자산운용사 등 여타 기관의 투자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민연금의 최근 3개월 코스피 순매수액은 1조3236억원에 이르지만, 코스닥은 187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기관 역시 코스피는 223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코스닥은 5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데는 부진한 3분기 실적과 정권 말기 중소 벤처기업들의 동력이 떨어지는 현상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셀트리온과 카카오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사드 등 대내외 이슈에 발목이 잡혀 주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대선 등 이슈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코스닥 시장을 더 크게 흔들었다.

전문가들은 중단기적으로 내년 초 코스닥의 반등 흐름을 기대할 만하다며 낙폭이 큰 종목 위주로 길게 보고 투자하는 방향을 권고했다. 김형래 연구원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 자금 유입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완화할 때쯤 외국인 순매수세를 기대할 시점"이라며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수급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방안이 현재로써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코스닥이 이전 고점 대비 100포인트 정도 하락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전 박스권은 돌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안정화될 수 있어 현재 단기 저점 근처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종목별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기금운용본부를 독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황 실장은 "국민연금의 최우선 투자기준이 안정성인 것은 맞지만, 향후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투자 증대는 불가피하다"며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위해 독립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pad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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