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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한지붕 두가족' 갈등 격화…보수 분당 현실화하나

비주류, 분당 빼고 모든 카드 다 써…지도부 불신임
분열=공멸 위기감도…당 지도부 금명간 사퇴 가능성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이정우 기자 | 2016-11-08 11:17 송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정모(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 모임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2016.1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정모(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 모임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2016.1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보수는 분열하지 않는다"는 정치권 속설이 '최순실 게이트'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콘크리트' 전통 보수 지지층까지 박근혜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고, 수습 방안을 둘러싼 내홍이 집권 여당을 집어삼키면서다.

공동책임론을 앞세워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2선 후퇴를 촉구하는 비박계와 사퇴를 거부하며 버티고 있는 친박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대선 전 분당 시나리오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정현 대표는 전날(7일) "고립무원에 빠진 박 대통령을 그냥 떠날 수는 없다" "사태 수습과 위기 극복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달라"는 말로 거듭 사퇴를 거부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중 유일하게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정진석 원내대표까지 시한부 사퇴 선언으로 친박계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으나 친박계 지도부는 요지부동이다.

정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당 분열을 막아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 이 대표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비주류 측은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신임 카드'를 던졌다. 버티고 있는 지도부는 더이상 권한과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다.

당내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의원 모임'은 이날도 긴급 회동을 통해 △지도부 사퇴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 △여야 합의를 통한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을 촉구했다.

비주류 핵심인 나경원 의원은 "당의 곪아터진 환부를 도려내고 깨끗한 중도보수 가치의 구심점으로 다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강성 진박이 물러나야한다"는 변을 남기고 당 인재영입위원장에서 사퇴했다. 비박계 당직자의 줄사표 러시다.

전날 박 대통령의 탈당을 공식 요구한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건없는 거국내각 수용이 대통령이 하셔야 할 일"이라며 "당 지도부는 (탈당을) 대통령과의 의리문제로 잘못 인식하는데 그런 마인드로 현 사태 수습은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친박계와 비박계가 각자도생하는 분당 밖에 남은 수순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국내각 구성, 특검, 대통령 2선후퇴 등 아직도 쟁점이 산적한데 당내 절반 이상인 비주류가 사사건건 야당과 같은 목소리를 낸다면 파열음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비주류가 독자 노선을 가는 것 밖에 남은 방법이 없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물론 당장의 분당은 현실성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강력한 대선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당이 쪼개지면 정권이 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데다, 신당이 보수 지지층을 흡수한다고 예단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비주류 의원들은 일단 분당도 불사한다는 압박을 통해 친박계를 일선에서 후퇴시킨다는 방침이다. 친박계 지도부를 이미 불신임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의사결정협의체를 만들어 '한지붕 두가족' 길을 걷자는 얘기가 비박 내부에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이날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 야권이 주장해온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밝힌 점이 정국의 물꼬가 될지 주목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2선에 후퇴하는 시점 즈음에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도 물러나지 않겠느냐"며 "이 대표도 그런 사퇴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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