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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유라 특혜지원 의혹' 삼성전자·마사회 압색(종합2보)

박상진 사장·황성수 전무 사무실 포함
정부 대가 있었나…규명 여부에 관심 집중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성도현 기자 | 2016-11-08 09:32 송고 | 2016-11-08 10:22 최종수정
'비선실세'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의 딸 승마선수 정유라씨(20·정유연에서 개명). © News1
'비선실세'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의 딸 승마선수 정유라씨(20·정유연에서 개명). © News1

검찰이 현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 딸 승마선수 정유라씨(20·정유연에서 개명) 특혜지원 의혹과 관련해 삼성전자 본사와 한국마사회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최순실 의혹 검찰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8일 오전 6시40분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무실, 한국마사회와 승마협회 사무실 등 9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대한승마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63)과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54) 사무실과 주거지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 유한회사에 지난해 9~10월 무렵 삼성 자금 280만유로(약 35억원)가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돈은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지원됐지만 실제로는 정씨의 말 '비타나V'를 사는 등 오로지 정씨를 지원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돈이 흘러들어간 시기는 비덱스포츠가 코레스포츠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시기다. 이 시기에는 또다른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2대 주주로 올라 있었다. 최씨 모녀는 지난해 7월 장씨 등으로부터 코레스포츠 지분 100%를 인수해 같은해 11월 비덱스포츠로 이름을 변경했다.

'비덱스포츠'로 회사명이 변경되기 전 코레스포츠의 공동대표를 잠시 맡았던 로베르트 쿠이퍼스 독일 헤센주 승마협회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코레스포츠라는) 회사의 모든 내용이 투명하지 않아서 더 이상 얘기하지 않고 빠져나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쿠이퍼스 회장은 박 사장이 지난해 8월 무렵 삼성 법무실 소속 변호사 등과 함께 독일에서 최씨를 만나 수차례 사업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코레스포츠의 실소유주가 최씨라는 것을 알고 35억원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비덱스포츠에 지원된 삼성 자금은 서울 강남의 국내 은행지점에서 독일지점으로 보내진 뒤 독일의 여러 은행에 계설된 코레스포츠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코레스포츠가 은행계좌 1곳이 아니라 여러 은행의 계좌를 통해 돈을 받은 점에 주목해 자금흐름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삼성이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지원을 받는 대가로 승마선수들의 전지훈련 비용, 최씨가 계획하던 스포츠센터 건립 등에 필요한 자금 2200만유로(약 280억원)를 지원하려는 약속을 했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쿠이퍼스 대표는 삼성이 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대가가 노조문제 협력, 연구비 등이었다고 전했다.

박 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승마협회는 오는 2020년까지 186억원 상당을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에 지원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해 사실 정씨 지원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이 '중장기 로드맵'의 초기 작성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 파일의 문서정보를 조회하면 초기 작성자가 '한국마사회(KRA)'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는 정씨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중장기 로드맵을 작성하고 박재홍 전 마사회 승마감독(51)을 대한승마협회 요청으로 독일에 파견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박 감독은 한 언론을 통해 최씨와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75)이 서로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라며 "승마협회, 삼성 측 지시에 따라 코레스포츠와 연락했지만 말 값을 주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현 회장은 국정감사 당시 '중장기 로드맵에 한국마사회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해 위증죄 고발이 검토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삼성 김모 전무를 지난 3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이에 앞서 정씨와 함께 독일에서 지냈던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팀 감독을 지난 2일 불러 '비타나V'를 구입하게 된 경위를 조사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승마협회 김모 전무와 박모 전 전무를 불러 조사했다. 박 전 전무는 정씨의 독일 전지훈련 계획을 삼성에 제안하고 계약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박 전 전무는 최씨가 승마협회 장악을 위해 이른바 '살생부'를 작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살생부를 실제 작성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전무는 최씨의 승마계 인맥 중 최측근으로 꼽힌다.

박 사장 등은 최씨가 귀국하기 직전인 28일에 최씨 모녀가 머물던 독일로 출국했다. 정씨 특혜 지원 의혹에 연루된 두 임원이 수상한 시기에 독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대비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현재 박 사장 등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서류 등을 분석한 뒤 박 사장 등을 곧 소환할 방침이다.

특히 대가를 받고 지원을 해줬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 측 역시 뇌물공여, 배임 등 혐의로 사법처리될 전망이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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