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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 문재인에 "국민감정은 하야지만 정치적으론 성급"(종합)

남재희 전 장관 "反혁명적으로 푸는 게 순리"
"거국중립내각 법무부장관이 수사 지휘해야"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16-11-07 16:23 송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국가 위기상황 극복과 시국 해법 모색을 주제로 열린 사회원로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11.7/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7일 사회 원로들과 만나 이른바 '최순실 정국'을 풀어나갈 해법을 청취했다.

문 전 대표는 이번주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한 뒤, 이날을 시작으로 각계각층 원로들과의 만남을 이어가며 현 시국에 대한 조언을 구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한식당에서 사회 원로인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등과 긴급 회동을 갖고 현 정국을 수습하는 데 대한 의견을 들었다.

원로들은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가 야권인사들 중 가장 '신중한 시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문 전 대표가 이번 정국을 풀어나가는 데에 있어 하야와 같은 '급진적 움직임'보다 '룰'을 차분히 따라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내는 등 여권인사로 꼽히는 남 전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국민 감정으로는 바로 하야가 나와야 하는데, 그건 국민 감정에는 맞지만, 우리 정치에서는 조금 성급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은 이미 '좀비 대통령'이지만 충분히 법적절차를 진행한 다음에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지, 그렇지 않다면 유감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전 장관은 공개 회동 말미에서도 문 전 대표에게 "가급적 합법적 룰에 따라 풀어나가는, 비유적으로는 혁명적 사태를 반(反)혁명적으로 풀어나가는 게 순리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국민들은 특히, 우리 야권을 지지하는 지지층들은 분노 때문에 야당이 뭐하느냐, 빨리 하야 대열에 동참하라, 압력을 주신다"고 말했다. 남 전 장관의 '룰' 강조에 야권 지지층의 여론을 전달한 것이다.

박 전 총재 또한 "이런 상황(현 시국)이 있을 수 있는지, 참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그 문제는 그 문제대로 풀어나가겠지만, 국정공백이 큰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표가 안보와 국방을 각별히 챙겨주고, (이에 대해) 정부에 촉구하고, 야당이 그에 협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야당에게 △내년 예산안 통과에 대한 협조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 해결 △조선·해양 구조조정 문제에 관한 대책 강구 등을 주문했다.

안 전 위원장은 현재와 같은 어지러운 상황에서 '개헌'을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정당과 후보자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 그를 통해 국민이 선출하는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에 따르면, 문 전 대표와 사회 원로들은 이후 비공개 회동에선 이번 사건에 대해 공적영역을 사적으로 사용한 행태가 국가를 위기에 빠뜨린 것으로, 국가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데에 공감했다.

이들은 또 국회와 협의해 총리를 추천하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한 뒤,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게 해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와 함께 현 '검찰시스템'을 비판하면서, 총리를 바꾸고, 개각을 하면 거국중립내각의 법무부장관을 통해 현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게 해야 한다는 데에도 공감했다.

문 전 대표는 1시간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얘길 나눴나', '신중론을 계속 유지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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