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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친박 지도부, 사퇴 거부…비박 강석호만 사퇴(종합)

이정현·조원진·이장우·최연혜 "위기관리 시간달라"
강석호 "우리 지도부 할일 다해"…정진석 회의 불참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김정률 기자 | 2016-11-07 10:16 송고
강석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히며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친박(親박근혜)계 지도부가 7일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비박(非박근혜)계와 소장성향 의원들이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이 대표 등 현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사퇴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지도부 중 유일한 비박계인 강석호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낀박'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먼저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당대표로 대통령을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보좌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하다"며 "책임을 부인하지 않겠다. 용서를 구할 염치도 없다"고 말문을 꺼냈다.

이어 그는 "1년4개월이나 남은 대통령의 직무 하나하나가 국가와 국민의 운명과 미래를 좌우할 만큼 매우 중차대하다"라며 "한치도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염치없지만, 뻔뻔스럽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지만 국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헌정 중단사태가 오지 않도록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저에게 허락해달라"며 "새누리당이 거듭나도록 하겠다. 재창당 수준으로 변화시키겠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고립무원의 대통령이 이번 난국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데 나혼자 마음 편하자고 유유히 곁을 떠나는 의리없는 사람이 되기 싫다"며 "당은 무너진 저수지 같은 상태다. 비상상황은 맞지만, 당장 급하게 원칙없이 비대위만 꾸린다고 금방 새롭게 건축되고 리모델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당 안팎의 거듭된 사퇴 요구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조원진 최고위원 역시 "집권여당으로 국가가 어려울 때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난국을 헤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국면이 수습되는 상황이 오면 지도부의 진퇴 결정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때까지는 이정현 대표를 중심으로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를 통해 이 대표는 특별검사 수용, 거국중립내각 수용, 청와대의 조속한 전면인사 개편 등 많은 이야기를 건의했고 대통령에게 직접 강력 건의하는 모습을 봤다"며 "외부에선 이런 내용들을 잘 모르고 있다. 현 지도부의 역할이 그런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이장우 최고위원도 "새누리당이라는 배가 난파 직전"이라며 "난파직전 새누리당 호에 선장도 뛰어내리라고 하고 항해사도 뛰어내리라고 하고 책임있는 사람들이 다 뛰어내리면 그 배가 폭풍우를 뚫고 나가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폭풍우를 뚫고 나가서 고요한 바다가 아니더라도 항해할 수 있는 바다가 됐을 때 새로운 개혁과 쇄신을 하는 게 마땅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여야 대선주자를 향해서도 "국민 분열, 국정 표류에 적극 나서는 사람들은 지도자의 길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특히 말 한마디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연혜 최고위원 역시 "지금은 헌정사상 최대 국정 위기 같다. 이런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가기 위해서 여야 중진, 국가 원로간 의견을 모으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대표께서 이런 건의도 하고 적극 추진을 해주셔서 국정 공백이 최소화되고 나라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데 앞장서 주면 좋겠다"고 했다.

친박계 당 지도부가 이처럼 사퇴 불가 입장을 거듭 천명한 가운데 비박계 강석호 의원만 최고위원직에서 이날 물러났다.

강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는 새로운 인물로 구성해 당에 새로운 쇄신, 심지어 당명과 당 로고까지 바꾸는 뼈를 깎는 혁신 없이는 내년 대선에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 지도부는 할일을 다했다. 소임을 다했다. 끝까지 지도부와 함께하지 못하는 점을 널리 이해하고 양해해달라"고 밝힌 다음 회의장을 떠났다.


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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