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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취 기로 놓인 이정현…거세지는 사퇴 압박 속 선택은

李 주말 일정 비우고 중진 등 의견 청취
일단 '버티기' 속 '질서있는 퇴진' 로드맵 관측도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김정률 기자 | 2016-11-06 22:00 송고
 
 

'최순실 게이트' 공동책임론으로 당내에서 전방위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6일 '침묵'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7일 열리는 최고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거취에 대한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9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정현號'가 취임 100일 만에 붕괴 기로에 놓인 것이다.
지난 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주류 진영은 이 대표 사퇴 관철을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당일 발언에 나선 40여명 의원 중 3분의2가 이 대표 사퇴 또는 사퇴에 가까운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지만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없지만 오히려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더 쉬운 결정"이라고 사퇴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워낙 위중한 상황인 만큼 당분간 중진 의원들과 시간을 갖고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중진들의 의견을 들으며 숙고하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주말동안 당내 중진 의원들은 물론 원로들과 전화통화 등으로 접촉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염동열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염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과연 어떤 선택이 당을 위하고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정답'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오늘도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주변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현재까지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이 강하다고 한다. '최순실 게이트' 사태 수습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을 던지는 것은 오히려 여당 대표로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것이다.

이 대표 외에 친박계 최고위원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 말고 박 대통령과 '직통'이 되는 사람이 당에 누가 있느냐"며 "일단 수습이 우선이지 거취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비주류 진영은 물론 야당에서도 이 대표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박 대통령이 제안한 영수회담과 관련해 "집권당의 갈등과 분란의 원인인 여당 대표와 같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이정현 대표 교체를 간접 압박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의총에서 "예산안 처리·거국내각 구성 후 사퇴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전날에는 "우리 지도부로는 사태 수습이 어렵지 않느냐. 당이 처한 현실을 냉정히 봐야한다"며 사실상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사퇴와 비사퇴 여론이 엇갈렸지만 어쨌든 임기를 채우라는 여론은 없었다"며 "나도 지도부 일원으로서 이 대표가 물러나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지도부 사퇴로) 일신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시중 여론 역시 이 대표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중앙선데이가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진행한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 쇄신을 위해 이 대표가 물러나야한다'는 응답이 58.6%였다. '이 대표 중심으로 단합해 수습해야한다'는 응답(22.7%)의 두배가 넘는다.

비박계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 체제로는 최순실 정국을 헤쳐나갈 수 없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라며 "이 대표가 사퇴를 해서 일신의 물꼬를 터야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중 유일하게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에서 사퇴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날렸다.

의총에서 "이 대표가 계속 버티면 7일 최고위에서 나라도 사퇴하겠다"고 밝힌 강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도 "이미 입장을 얘기를 했으니 이 대표가 이제 답을 내놔야한다"고 거듭 배수의 진을 쳤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질서있는 퇴진'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 안팎 여론을 수렴하면서 "여기까지는 해놓고 나가겠다"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는 얘기가 당 일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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