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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촛불집회' 평화롭게 마무리…"성숙한 시위 문화"(종합)

대규모 시위대 질서있게 행진, 경찰도 자극 자제
작년 '1차 민중총궐기' 학습 효과, 평화문화 정착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윤수희 기자, 정재민 기자 | 2016-11-05 22:14 송고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2016.1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2016.1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5일 서울 도심에서 타오른 가운데 평화로운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될지 주목된다.

서울 도심에 20만(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4만3000명), 전국적으로 30만 촛불이 모여 일주일 전보다 더욱 커진 분노를 반영했지만 시민들을 평화롭고 질서있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 시민사회 단체가 이날 오후 4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는 행진에 앞서 10만여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오후 5시40분부터 약 두시간 동안 광화문광장에서 종로3가·을지로3가·시청 등을 행진했다. 경찰이 당초 교통불편이 우려된다며 행진 금지처분을 내렸지만 법원이 이를 허용하면서 행진이 가능해졌다.
주말 저녁 도심 한복판에 몰려든 시민 수십만명은 "박근혜는 퇴진하라"를 외치며 성난 민심을 분출했지만 집회는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도로를 점거한 시민들이 예정된 경로를 벗어나 명동 쪽을 향하기도 했지만 경찰이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충돌이 빚어지진 않았다. 
 
시위대는 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을 향해 호응을 유도했고, 그에 화답해 거리를 걷던 시민들이 시위대를 향해 박수와 함께 "박근혜는 퇴진하라" 구호를 외쳐주는 풍경도 연출됐다. 

이날 집회 신고 장소는 광화문광장이었지만 불어난 인파로 서울광장 근처까지 촛불을 든 시민들이 북적였다. 행진이 끝나고 2차 집회가 시작된 오후 7시30분쯤 주최 측이 추산한 인파는 20만명에 달했다.

오후 9시 "박근혜 하야하라" 구호를 끝으로 공식적인 집회가 마무리 되자 참가자들은 쓰레기를 한곳에 모으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6.1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220개 중대, 1만7600여명을 투입했다. 사상 최대 경력을 세웠지만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고 '안전한' 집회 관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시위대의 청와대 방향 기습 행진에 대비해 광화문광장 북측 등에 2열 차벽을 쌓았지만 살수차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를 두고 지난해 11월14일 1차 민중총궐기가 학습효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10만명이 모인 집회엔 경찰의 살수차와 캡사이신 등이 등장했고, 시위대는 차벽을 무너뜨리며 격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고(故) 백남기 농민은 결국 지난 9월25일 사망했다.
이에 경찰의 강압적인 집회 관리, 시위대의 폭력 행위가 맞물리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평화로운 집회 분위기는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서도 감지됐다.

2만여명(경찰 추산 1만2000명)이 몰려들었던 지난달 29일 촛불 집회에서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의 해산명령이 화제가 됐다.

홍 서장은 법 위반을 운운하는 딱딱힌 명령 대신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나라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라고 정중하게 해산을 요청했다. 
 
이날 오후 9시 정식 집회가 끝나자 경찰은 "사랑하는 가정으로 안전하게 귀가하시라"고 해산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남아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 자유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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