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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더 커진 분노 전국서 '활활'…차분한 요구 "퇴진하라"

광화문광장에 20만명, 전국 곳곳 10만명 모여
30만 성난 촛불, 도심 가득…가족과 평화행진

(전국종합=뉴스1) 윤수희 기자, 정재민 기자 | 2016-11-05 21:24 송고 | 2016-11-05 22:42 최종수정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분노는 지난 주보다 한층 더 커졌지만 시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차분하면서도 엄중하게 요구했다.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정확한 진상규명와 대통령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시민 30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5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분노문화제(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 20만여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약 4만3000명)은 문화제를 마치고 오후 5시45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종로1가까지 약 3.7㎞를 행진했다. 시민들은 7시30분쯤 다시 광화문광장에 모여 자유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행진 도중 행렬 선두가 명동 입구 하나금융그룹 빌딩 앞을 지나 서울광장이 아닌 한국은행 쪽 명동 방향으로 행로를 꺾으며 예정됐던 구간을 이탈했으나 경찰이 제지하지 않아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청와대로 향하는 상황이 생기면 제지하겠다"고 전했다.  

대규모 집회 참가자들은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평화 행진을 이어갔다. 싸늘했다 지난주 1차 촛불집회 때보다 다소 포근한 날씨에도 저녁 추위를 대비해 아이들 옷을 두툼하게 입혀 손을 잡고 나선 가족 참가자들이 지난주보다 크게 늘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의 손을 잡고 집회에 나온 정성연씨(44)는 "아이에게 이것이 민주주의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정씨는 "집에서 영어·수학 공부하는 게 다가 아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이고 우리 세대엔 이런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런 대통령을 뽑아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어리지만 훗날에라도 이 순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촛불집회에 왔다는 직장인 김미경씨(27·여)는 "박근혜, 최순실 두 사람으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최순실은 이미 검찰조사를 받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스스로 물러나 검찰 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김모씨(44)는 전날 박 대통령의 2차 대국민담화에 대해 "1차 때와 다르지 않은 시간 늘리기용 발표에 불과하다"며 "질의도 받지 않고 자신이 준비해 온 이야기를 길게 늘려서 한 것일 뿐이다. 그러면서도 하야나 퇴진 이야기는 하지 않아 결국 끝까지 남은 임기를 다 챙기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했다.
 
직장인 이철씨(33)는 "중요한 건 박 대통령의 사과가 아닌 책임지는 태도였다. 그런데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며 "이렇게 시민들이 모여 말하는 목소리를 모두가 아는데 박 대통령만 모르는 것 같다. 아니 무시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선영씨(31·여)는 "지금은 일부 국민들의 참여지만 이 참여가 모이고 거듭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게 될 것"이라며 "이 많은 사람들이 왜 주말 이 시간에 이곳까지 일부러 나와 목소리를 내는지 공감하고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강원, 전라, 충청, 경상 지역에서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원주지역 3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대학생, 시민들은 이날 오후 원주 일산동 일대에서 '국민기만·국정농단·민주주의·헌정질서 파괴 박근혜 퇴진 촉구 원주시국대회'를 갖고, 시민대행진을 통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불거진 각종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외쳤다.

오후 5시 전주 오거리광장에서는 3000명의 도민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정권 퇴진! 제1차 전북도민총궐기 시국촛불집회'가 열렸다.

전북도민들은 박근혜 정권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풍자하는 판소리 '그네가'를 부르는 등 풍자 공연을 펼쳤고 행진 후 촛불 집회를 이어갔다. 도민들은 12일 서울에 올라가 민중총궐기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오후 6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앞 금남로에서도 진보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광주운동본부' 주최로 '광주시국촛불대회' 집회가 열렸다. 광주시민들은 '이게 나라냐' '박근혜 퇴진'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 지지기반 지역인 대구에서도 시민 2000여명이 대구 중구 동성로 2·28공원에 모여 '박근혜 퇴진 1차 대구시국대회'가 열렸다.

자신을 '경북기계공고 학생'이라고 소개한 남학생은 자유발언을 통해 "선배들이 피로써 지켜낸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주권자의 허락도 없이 국민으로부 나오는 권력을 최순실이 사유토록 하고 그 권력을 이양한 대통령은 더이상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4시 지역 100여개 시민단체가 결성한 '박근혜 정권 퇴진 부산본부'가 주최한 '시민들과 함께하는 '박근혜 하야하라! 부산시민대회'가 열려 최순실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을 규탄하고, 즉각적 하야를 주장했다.

5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는 하야하라 부산시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2016.11.5/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5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는 하야하라 부산시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2016.11.5/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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