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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사퇴거부' 버티기…새누리 깊은 내홍 속으로(종합)

이 대표 빗발치는 사퇴 요구에도 수용 안해
"당장 그만두고 싶지만, 서두르지 않았으면 한다"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김정률 기자 | 2016-11-04 23:15 송고 | 2016-11-04 23:59 최종수정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4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16.11.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4일 끝내 대표직 사퇴를 거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의 진퇴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에 나선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상당수 의원들이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끝내 사퇴를 수용하지 않았다.

상당수 의원들의 이어지는 사퇴 요구에도 이 대표가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당의 진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심각한 내홍 속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당 소속 의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날 오후 4시부터 6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의총에서는 발언에 나선 상당수 의원들이 당이 '최순실 게이트' 파문의 사태 수습을 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의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50명에 육박하는 의원들이 발언에 나선 가운데 절반 이상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동안 지속적으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해왔던 비박(非박근혜)계 의원뿐만 아니라 일부 친박(親박근혜)계 의원들도 지도부 사퇴에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비박계 의원 몇몇은 이 대표에게 "최순실을 아느냐"고 따져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저는 정기국회 회기 중 가장 중요한 정치 일정인 새해 예산안 처리, 거국내각 구성 등 이런 중요한 일들이 마무리되는 대로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나기로 발표했다"며 "생즉사 사즉생이다. 버리고 비워야 언젠가 국민들이 다시 채워주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실상 '선(先) 수습, 후(後) 사퇴' 의사를 밝힌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아무튼 그만둘때까지 정말 혼신을 다해서 일을 하겠다"며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비박(非박근혜)계인 강석호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의총장에서 지도부에게 다 사퇴하자고 하는데 이제 미련이 뭐가 있느냐"며 "일단 지도부가 그만두는 게 맞겠다. 만약 월요일(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전까지 그런 의사가 없다면 월요일 오전 사퇴 성명을 먼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철우 의원은 "월요일에 강석호 최고위원이 나가고, 정진석 원내대표가 그 뒤에 나간다고 한거면 이미 둑은 무너진 것"이라며 "우리 당을 살리는 TF라도 만들어 당 로드맵을 만들자. 현 체제로는 힘들다. 이 당은 주저 앉았다. 당이 문제가 아니라 나라가 걱정"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당이라도 살아야겠다고 발버둥치는 건 이해한다. 그렇다고 애꿎은 선장을 제물로 바다에 밀어 넣어선 안된다"면서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사퇴를 반대했다.

의원들의 갑론을박 속에 이 대표는 "오늘 여러분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경청했다. 자리에 연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더 쉬운 결정"이라며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으면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또 "의원들의 말을 흘리지 않겠다. 당장 포기하고 싶고 당장 내려오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이 워낙 위중한 만큼 중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표는 의총 직후 자신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끝내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ykj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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