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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질문도 안받는데…朴대통령 불통 꼬리표 뗄수 있나

열흘 만인 이날 2번째 사과…인적 쇄신도 서둘러
실질 소통 부족 비판…여야 반응 온도 차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2016-11-04 18:55 송고
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브라운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6.11.4/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브라운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6.11.4/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습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야말로 '불통'이라는 부정적인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의 국정 농단 의혹이 제기된 직후인 지난달 25일 사과 이후 열흘 만에 다시 보낸 대국민 메시지였다.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은 서둘러 대국민 메시지를 밝히는 등 기존 스타일과 다르게 소통에 힘쓰는 모습이다. 정치권 의견도 수용,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닷새 사이 발표해 속도전을 방불케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발(發) 안보 위기 심화와 여당이 참패한 4·13 총선 이후에도 소통에 애쓰려 했다.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2월16일) △국내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4월26일)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회동(5월13일) △여야 3당 대표 회동(9월12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경우 지지율이 5%까지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심각하고, 국민적 의혹이 가라앉을 줄 모르는 만큼 사과와 해명을 하고 개선 의지를 비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18년 동안 함께한 가신 그룹인 정호성 부속비서관·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이재만 총무비서관 사표까지 수리했다. 이는 비선이 아닌 공식 라인이 박 대통령을 보좌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사회 각계의 원로 분들과 종교 지도자 분들, 여야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다짐했다. 청와대는 직후 여야 영수회담 추진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간극 차만 확인한 기존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드러났듯 박 대통령의 실질적인 소통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날도 박 대통령은 첫 사과 때보다 길어진 9분 동안의 대국민 담화만 밝혔을 뿐 질의응답을 하지 않아 최씨 관련 의혹 해명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담화 발표 전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조금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대국민담화라고 하면 또 일방적으로, 그냥 공지하듯이 본인의 입장만 설명하실까봐"라며 "여태까지 대통령이 되시고 질의응답을 허심탄회하게 받으신 적이 없다"고 우려했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이날 담화에서 거국 중립 내각이나 책임 총리제 등 권력 분산 문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꼽혔다. 정치권에서 입장을 밝히라고 가장 강하게 요구하는 부분에 관해선 정작 일언반구 없었다는 것이다.

당장 야당에선 "총리 문제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질문도 받지 않았다. 사실상 국정을 계속 주도하겠다는 선언"(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모든 진실을 다 털어놓고 양심대로 고백한 뒤에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어야 했다"(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고 꼬집었다.

야권은 박 대통령과의 영수 회담 제안에도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힌 상태다.

반면 여권에선 박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가 통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비춰보면 향후 여권 지지층에서는 박 대통령에게 동정표를 보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광옥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은 "여러 문제에 있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은 중요하고 진정성 있는 대국민 호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진정성을 느꼈다"(이정현 대표), "본인이 각필(집필로 해석)한 흔적이 여러가지 보였다"(김광림 정책위의장)고 반응했다.


gi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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